시프트업은 주가와 실적 모두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시프트업 코스피시장 상장기념식의 모습. /사진=뉴스1(한국거래소 제공)
시프트업은 주가와 실적 모두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시프트업 코스피시장 상장기념식의 모습. /사진=뉴스1(한국거래소 제공)


시프트업이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했다. 의무보유등록(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중국 IT(정보기술) 기업 텐센트의 자회사 에이스빌이 보유한 대규모 지분이 해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실적과 성장의 핵심이 된 중국 시장에서는 강력한 규제와 국산 게임 선호라는 장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텐센트의 투자금 회수 여부와 니케의 중국 진출 성과가 시프트업의 주가와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1일 시프트업의 전체 지분 43.21%(2520만9815주)가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는 상장 후 6개월 동안 의무보유등록했던 물량으로 대규모 물량 해제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시장에 드리워지고 있다. 의무보유등록은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보유 주식을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예탁원에 등록하는 제도다.

시프트업의 보호예수 해제 지분은 ▲최대주주 등 보유분(3.67%) ▲기타 보호예수 필요한 주주(33.87%) ▲신규상장신청인이 상장예비심사 신청일 전 1년 이내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매수한 지분(5.16%) ▲주식매수선택권에 따른 지분(0.51%) 등이다. 여기에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의 자회사 에이스빌 피티이가 보유한 29.9%(1745만주) 지분도 포함돼 있다. 에이스빌은 시프트업의 대표작 '승리의 여신: 니케'의 배급사인 프록시마 베타의 계열사로 상장 후 6개월 동안 자발적 보호예수를 약정했었다.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시프트업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9.9%의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텐센트를 비롯한 주요 주주가 초기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시프트업 주가는 전일 대비 3.47% 하락한 6만1200원으로 마감되며 약세를 보였다.

현재 시프트업의 주가는 공모가(6만원)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2% 상승)에 머물러 있어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에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지금껏 시프트업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자주 떨어진 데다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지속됐다.


상승 모멘텀이 충분했음에도 주가는 공모가 부근에서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시프트업은 글로벌 흥행작 니케를 통해 큰 주목을 받았다. 2022년 출시된 이 게임은 2년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회사의 실적을 견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시프트업이 2024년 매출 2144억원, 영업이익 14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7.16%, 32.40% 증가한 수치다.

니케는 지난해 10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사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아 올해 상반기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내외 게임 시상식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본상 7관왕을 차지했고, 일본에서는 'PS 블로그 올해의 게임 시상식' 8개 부문을 석권했다.


여러 호재에도 시프트업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상승 모멘텀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주가가 부진한 탓에 텐센트를 포함한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금 회수가 결정된다면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시프트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프트업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니케 매출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니케의 3분기 영업수익은 34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40억원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위치스'의 출시 일정이 2027년으로 예정됨에 따라 신작 공백기도 시작된다. 신작 부재로 인한 실적 공백은 향후 몇 년 동안 시프트업의 성장 동력과 실적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시프트업의 2025년 성장 모멘텀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시프트업은 올해 상반기 중국판 니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외산 게임에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 제한 ▲유혈 장면 삭제 ▲과도한 현금 결제를 막는 정책 등으로 인해 규제 장벽에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현지에서의 국산 게임 선호도와 자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높아진 점도 시프트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