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과점적 지위를 가진 '글로벌 탑3'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고 소비자들의 기준이 까다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시장에 접근하는 BYD의 진출 전략 차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BYD코리아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과점적 지위를 가진 '글로벌 탑3'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고 소비자들의 기준이 까다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시장에 접근하는 BYD의 진출 전략 차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BYD코리아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일본에 이어 한국시장에도 공식 진출했다. 일본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과점적 지위를 가진 '글로벌 톱3' 자동차 제조업체가 있고 소비자들이 까다롭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사한 두 시장에 접근하는 BYD의 진출 전략 차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BYD코리아는 지난 16일 BYD 승용 브랜드 국내 공식 출범식에서 한국시장 진출 전략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첫 출시 차종은 일본과 동일하게 준중형 전기 SUV 아토3를 택했지만 가격이 일본 대비 17~23.8% 저렴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BYD가 한국시장 전략의 초점을 가격경쟁력에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BYD 관계자에 따르면 출시모델과 가격은 현대차의 EV3 등 경쟁 모델들과의 비교·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됐다.
설문에 응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전기차의 강점으로는 가성비를, 약점으로는 품질을 많이 꼽아 '값싼 저품질 차'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했다.  /그래픽=컨슈머인사이트
설문에 응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전기차의 강점으로는 가성비를, 약점으로는 품질을 많이 꼽아 '값싼 저품질 차'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했다. /그래픽=컨슈머인사이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한국과 일본은 ▲자국산 제품의 높은 점유율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에서 유사하다고 파악했다. 일본 내수시장의 자국 브랜드 점유율은 94%, 한국은 80%에 이른다. 양국은 각각 글로벌 톱3인 토요타자동차와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높은 만큼 자동차 품질, 성능에 대한 소비자 기준도 까다롭다는 평가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전기차의 약점으로 '전기차 성능·품질 부족'(61%), '고객 사후관리에 대한 불신'(47%), '생산·조립 과정에 대한 불신'(47%)을 꼽았다. 로이터 등 다수의 외신보도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들 역시 중국산 제품의 품질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BYD코리아의 국내 마케팅 전략은 판매·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진=김서연 기자
BYD코리아의 국내 마케팅 전략은 판매·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진=김서연 기자


판매모델과 초기 구매할인 전략은 일본과 동일한 수준이다. BYD는 일본시장에 준중형 전기 SUV 아토3, 중형 전기 세단 BYD '씰', 소형 전기 SUV '돌핀' 중형 전기 SUV BYD '씨라이언 7' 순으로 출시했다. 출시 순서에는 차이가 있으나 출시 모델라인업은 동일하다. 구매 고객 선착순 1000명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 것도 동일하다.

가격과 판매목표 설정에서 BYD의 한국과 일본 진출 전략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아토3의 기본트림 출시가는 3150만원으로 일본 출시가격에 비해 23.8% 저렴하다. 배경으로 보조금 금액 차이가 지목된다. 아토3는 일본에서 35만~45만엔(326만~420만원)의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160만~200만원대의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BYD코리아는 우리금융캐피탈과의 제휴를 통해 신차 구입 시 저금리 혜택과 다양한 납입 기간과 납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금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에 대응해 두 달 동안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국내 마케팅 전략은 판매·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일본에서는 광고에 공을 들였다. 일본시장 진출 초기부터 BYD는 유명 배우를 기용한 TV 광고 마케팅을 택했다. 한국에서는 유명인 마케팅은 없을 예정이다.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가 미미했던 일본의 사례를 반영한 전략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BYD는 일본에서 올해 말까지 100곳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에서는 국내 충전 서비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류쉐량 BYD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서연 기자
류쉐량 BYD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서연 기자


이 같은 차이점에도 자동차업계에서는 국가별 특성을 파악한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성패를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한층 고도화된 시장전략을 선보인 것은 맞으나 출시모델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류쉐량 BYD 아시아 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BYD가 한국에 상륙한지 10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그동안 충분히 소통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BYD를 체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단순히 몇대의 차를 팔기 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목표도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