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LS 이어 한진칼 주식 연쇄 매수… 왜
한진칼 평가 수익률 77% 달해… 부동산 불황에 단순 투자 목적으로 타사 주식 매수
최유빈 기자
공유하기
![]() |
호반그룹이 (주)LS에 이어 한진칼로 막대한 평가 수익률 내며 회사 뿌리가 주목된다. 호반은 건설사로 알려졌지만 첫 시작은 캐피탈 사업이었다. 최근 타 기업 지분 인수에 열을 올리면서 앞으로도 투자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투자시장에 따르면 전날 한진칼 KRX 종가(12만5000원) 기준 호반그룹의 평가수익률은 77.81%다. 주식 평가액은 1조5402억원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호반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2716억원)의 5.7배에 달한다. 한진칼 주식 매수에 8662억원을 투자해 6740억원의 벌었다.
호반그룹은 ㈜호반·건설·호텔앤리조트 등을 동원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왔다. ㈜호반과 호반건설은 2022년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주식을 사 모았다. 이듬해인 2023년 호반호텔앤리조트도 한진칼 주식을 매수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82차례에 걸쳐 64만1974주를 458억3957만원에 사들였다.
지속된 주식 매수로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율(18.46%)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20.13%)과의 지분 차이는 1.67%포인트로 좁혀졌다. 한진칼 최대주주는 조원태 회장(5.78%)을 비롯해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0.18%) 조현민 한진 총괄사장(5.73%)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2.09%) 등 총수 일가로 총 20.13%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한진칼 주가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고 덕분에 호반그룹 역시 막대한 평가수익을 기록하고있다. 호반그룹 전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총 1232만1774주다. 1주당 평균 취득 단가는 7만301원.
호반그룹은 종합건설사로 알려졌지만 첫 주력 사업은 캐피탈 사업이었다. 김상열 회장은 1989년 호반을 설립한 뒤 1996년 호반건설의 모태인 현대파이낸스를 출범시켰다. 이후 현대여신금융, 신화개발, 호반건설산업으로 사명을 바꾸다 2006년 현재의 호반건설이 됐다.
현대파이낸스는 설립 초기 팩토링금융과 단기자금지원 사업을 주력으로 했다. 팩토링금융은 기업이 외상매출채권을 금융회사에 넘기고 그 대금을 미리 받는 방식의 금융 서비스다. 단기자금지원은 기업의 일시적인 자금난 해소를 위해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사업 초기 이같은 레버리지 수단을 활용해 '무자본 성장'에 성공했다. 자체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상거래로 발행한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다음 사업에 투입하는 식이다. 호반건설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1999년부터 영업양수를 통해 토목 및 건축으로 사업을 키웠다.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한 호반이 본래의 투자 기조를 확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호반건설의 영업이익은 2022년 5973억원에서 2023년 4012억원, 지난해 2716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호반건설의 핵심 매출처는 주택사업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호반그룹이 다른 회사 지분을 샀다 팔았다 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당장의 실적 방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신뢰 형성과 브랜드 구축에선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본다. 건설업은 신뢰 기반의 산업인 만큼 단기 이익에 집중하는 모습은 중장기 경쟁력을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협력 강화 목적이 아닌 단순 투자를 위해 타 기업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회사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