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사라지고 '복수·정당화'…외신들, 트럼프 취임사에 한숨
'미 우선주의 2.0' 천명…전임 바이든 앞에서 "기둥 부서져 파탄"
"국민 절반과 화해하려는 조치 없어…진정한 주제는 본인 정당화"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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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47대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1.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취임사를 두고 미국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통합'을 강조한 역대 대통령들과는 결이 달랐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을 어느 때보다 위대하고 강력한 국가로 만들겠다며 '미 우선주의 2.0'을 천명한 트럼프는 지지자들은 만족시켰을지 몰라도 본인이 당초 예고한 '통합 연설'과는 뉘앙스가 다른 발언들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DC 의회의사당의 로툰다홀(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미국의 황금기가 지금 시작된다"며 "우리는 모든 나라의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며 더 이상 이용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수년 동안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층이 시민들로부터 권력과 부를 빼앗아 왔으며 우리 사회 기둥은 부서져 버리고 완전히 파탄난 것처럼 보인다"면서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면전에서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도전은 파괴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폄훼하는 내용"이라며 "연설이 마치 연두교서(국정연설)처럼 느껴졌는데, 취임 연설은 전통적으로 고상하고 통일적인 주제를 지향하며 정책에 대한 세부 사항은 나중에 다루는 것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경우, 시사 전문 칼럼니스트들의 의견을 실었는데, 그중 E.J. 디온 주니어는 "트럼프는 국민 통합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으나 그는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국민들의 절반과 화해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정기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4년 동안 시민들이 미합중국 헌법을 보존, 보호, 수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의 고문들이 그의 '통합 연설'을 미리 예고했으나 트럼프가 취임 선서를 마치고 연단에 오른 직후, 진정한 주제는 '정당화'라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전임 대통령을 비난하고 몇 시간 내에 서명할 일련의 조치를 선언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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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47대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서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2025.01.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로이터 통신도 냉담함이 느껴지는 평을 내놨다. 로이터는 "30분간 이어진 연설은 그가 2017년 취임식에서 언급했던 몇 가지 주제를 되풀이하는 내용이었다"며 "그는 범죄와 실직으로 인한 미국의 대학살이 미국을 황폐화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취임식은 두 번 탄핵을 당하고 두 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고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혐의로 기소된 정치 파괴자의 화려한 복귀를 완성한다"고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는 자신을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주의자로 묘사하려 했지만 그의 연설은 과거 대통령들의 연설과 달리 종종 극단적인 당파적 성향을 보였다"며 "바이든이 근처에 앉아 예의 바른 미소를 짓는 동안 트럼프는 이민에서 외교에 이르기까지 바이든의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트럼프는 역사적인 두 번째 미 대통령 임기를 위한 선서를 하면서 새로운 황금 시대를 약속했다"며 "오직 그의 강경 정책만이 미국을 영광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쇠퇴하는 미국의 모습을 그렸다"고 전했다.
타임도 "트럼프는 두 번째 취임 연설을 통해 자신이 이끄는 국가의 암울한 모습을 그렸다"며 "'트럼프의 워싱턴'에서는 모든 옛것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덜 자극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모든 징후가 더 어둡고 공격적인 의제를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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