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체제' 체육단체 기류변화 신호탄될까?
차상엽 기자
2025.01.22 | 0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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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실망했다.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뜻 부상으로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얻은 선수의 흔한 변명으로 들릴 만한 멘트다. 하지만 이는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나온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나온 작심발언이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믹스트존 인터뷰는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장이다. 승자의 환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기에 취재진도 잠시 본분을 잊고 선수에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기쁨보다 무거운 주제를 언급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안세영이 직격한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이 속해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였다. 선수의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협회가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회 출전을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안세영은 "올림픽 불출전"까지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안세영은 부상을 안고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룩했지만 이 순간 설움이 폭발했다.
문제의 배드민턴협회가 오는 23일 새롭게 단체를 이끌 수장을 뽑는다. 당초 지난 16일로 예정됐지만 현 김택규 회장을 둘러싼 선거운영위원회의 입후보 불허와 김 회장의 등록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는 23일로 날짜가 새롭게 잡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회장을 비롯해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등이 경쟁한다.
하지만 선거 자체에 대한 잡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선거가 연기되면서 선거인단 중 제외되는 몇몇 인원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체육단체 수장을 뽑는 선거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대한골프협회를 비롯해 대한펜싱협회, 대한유도회, 대한육상연맹, 대한배구협회 등이 회장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연기를 거듭하며 현재는 정확한 투표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배드민턴협회장 선거와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몽규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지만 정 회장은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물론 문체부는 정 회장의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 감사는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파행이 거듭되는 종목들의 공통점은 바로 '공정성 상실'이다. 기존 회장들은 재임기간 자신에게 따라붙는 다양한 비리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채 여전히 자리를 지키기 위해 편법으로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자격정지 등의 징계를 받거나 출마가 불가능한 위기 상황임에도 법적인 제도를 이용해 십분 활용해 이를 막고 현직임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인단을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그 기류는 이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그 예다. '아테네 영웅'으로 불리는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이 3연임을 노리던 이기흥 현 회장을 꺾고 당선됐다.
이 전 회장은 재임기간 후원물품 횡령, 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비리 의혹, 직원 부정 채용 및 금품 수수 등의 의혹을 받았다. 그 결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했지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출마자격을 승인받아 선거에 나설 수 있었다.
신임 유 회장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몇몇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 회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자신의 결백과 능력을 증명했다. 그리고 선거인단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물론 모든 체육단체에서 기존 회장의 당선 시나리오가 무조건적으로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적법한 방법을 통해 당선된다면 그 역시 따라야 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하지만 유 회장의 당선은 결국 정직함이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긍정적 사례다. 이 같은 기류가 배드민턴협회장과 축구협회장 선거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언뜻 부상으로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얻은 선수의 흔한 변명으로 들릴 만한 멘트다. 하지만 이는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나온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나온 작심발언이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믹스트존 인터뷰는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장이다. 승자의 환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기에 취재진도 잠시 본분을 잊고 선수에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기쁨보다 무거운 주제를 언급하며 모두를 놀라게 한 안세영이 직격한 대상은 다름 아닌 자신이 속해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였다. 선수의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협회가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회 출전을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안세영은 "올림픽 불출전"까지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안세영은 부상을 안고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룩했지만 이 순간 설움이 폭발했다.
문제의 배드민턴협회가 오는 23일 새롭게 단체를 이끌 수장을 뽑는다. 당초 지난 16일로 예정됐지만 현 김택규 회장을 둘러싼 선거운영위원회의 입후보 불허와 김 회장의 등록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는 23일로 날짜가 새롭게 잡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회장을 비롯해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 등이 경쟁한다.
하지만 선거 자체에 대한 잡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선거가 연기되면서 선거인단 중 제외되는 몇몇 인원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체육단체 수장을 뽑는 선거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만 대한골프협회를 비롯해 대한펜싱협회, 대한유도회, 대한육상연맹, 대한배구협회 등이 회장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연기를 거듭하며 현재는 정확한 투표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배드민턴협회장 선거와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몽규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상태지만 정 회장은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물론 문체부는 정 회장의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 감사는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수장을 뽑는 선거에서 파행이 거듭되는 종목들의 공통점은 바로 '공정성 상실'이다. 기존 회장들은 재임기간 자신에게 따라붙는 다양한 비리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채 여전히 자리를 지키기 위해 편법으로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자격정지 등의 징계를 받거나 출마가 불가능한 위기 상황임에도 법적인 제도를 이용해 십분 활용해 이를 막고 현직임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인단을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시대는 변하고 있고 그 기류는 이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그 예다. '아테네 영웅'으로 불리는 유승민 전 탁구협회장이 3연임을 노리던 이기흥 현 회장을 꺾고 당선됐다.
이 전 회장은 재임기간 후원물품 횡령, 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비리 의혹, 직원 부정 채용 및 금품 수수 등의 의혹을 받았다. 그 결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했지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출마자격을 승인받아 선거에 나설 수 있었다.
신임 유 회장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몇몇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 회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자신의 결백과 능력을 증명했다. 그리고 선거인단의 지지를 받음으로써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물론 모든 체육단체에서 기존 회장의 당선 시나리오가 무조건적으로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적법한 방법을 통해 당선된다면 그 역시 따라야 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하지만 유 회장의 당선은 결국 정직함이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 긍정적 사례다. 이 같은 기류가 배드민턴협회장과 축구협회장 선거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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