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③딥시크가 연 AI 대격변기 … 한국 IT 업계, 반등 기회 잡을까
[미국 주도 AI시장 지각 변동] 적은 비용으로 AI 혁신 가능해진 시대… AI 업계엔 '위기'이자 '기회'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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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4 | 13: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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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산 챗GPT로 불리는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세계 AI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AI 굴기를 막기 위해 견제 행보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AI 시장이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중 분쟁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은 기회와 위기 사이 생존책을 고심해야 할 처지다. 독자적인 AI 생태계 구축과 함께 미·중 기술 블록화에 대비한 시장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AI 반도체, 초거대 모델 개발, 인재 육성 등 핵심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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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가성비 AI'를 앞세워 글로벌 AI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대규모 자본 없이도 AI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국내 AI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영향으로 자체 AI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급등했으며 클라우드·게임 업계에서도 AI 기반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AI 대중화의 길이 열리면서 정보기술(IT) 산업 지형이 빠르게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
4일 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자사 AI 모델 'R1'을 개발하는 데 엔비디아의 저가·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H800'을 사용했으며 560만 달러(약 80억 원)의 비용만 들었다고 발표했다. 오픈AI가 챗GPT 개발에 투입한 1억달러(약 1400억원)와 비교하면 20분의1 수준이다.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 소식은 AI 개발 비용의 장벽을 크게 낮추며 국내 AI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쩐의 전쟁'에서 밀려왔던 한국 AI 기업들도 이제는 오픈AI, 구글 등을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도 AI 관련 기업들 주가가 즉각 반응했다. AI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발전시키며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카카오도 AI 챗봇과 콘텐츠 추천 시스템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AI 스타트업들에게도 고무적이다. 딥시크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이를 응용해 기술력을 고도화하거나 제품에 통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나 GPU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중견·중소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딥시크의 오픈소스 전략은 AI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AI 보편화, 클라우드·게임 업계도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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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AI 모델 개발 혁신은 AI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업들에게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딥시크의 성과로 AI 모델 개발 비용이 절감돼 'AI 효율화'가 이뤄지면 기업과 기관의 AI 도입 문턱을 낮춰 시장 성장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KT와 NHN을 비롯한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KT는 AI콜센터(AICC)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용 AI 솔루션과 함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LLMOps도 제공한다. NHN 역시 기계학습(ML)에 초점을 맞춘 MLOps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베슬AI와 협력에 나섰다.
게임 업계에서도 딥시크의 성공을 반긴다. 딥시크를 통해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과 상용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작업 효율화를 위해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자사의 대표작 PUBG: BATTLEGROUNDS(배틀그라운드)에 AI 기반의 '협동플레이 가능한 캐릭터'(CPC)를 도입했으며 이는 딥러닝 기반의 생성형 AI로 구현된다. CPC 상용화의 핵심은 비용으로 딥시크가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을 통해 AI 대중화를 이끈다면 크래프톤은 CPC 모델을 빠르게 게임에 적용해 국내 게임업계의 혁신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뿐 아니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도 딥시크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은 2014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하며 '마젤란실'과 '콜롬버스실' 등 연구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사내 AI 연구개발 부서를 자회사로 분사해 '엔씨 AI'를 출범시키고 최근 대형 언어 모델(LLM) '바르코LLM'을 발표하는 등 AI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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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