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여권 잠룡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감싸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엔 날을 세우는 등 정국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는 김 장관이지만 탄핵이 인용되면 강성 지지층에 힘입어 조기 대선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문수 장관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K-방산 수출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국 현안과 관련해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김 장관은 계엄의 정당성과 관련 "재판, 기소도 전에 '계엄은 내란이다' 이런 등식은 어느 법조문에도 없다"며 윤 대통령을 감쌌다. 이날 회의 안건이었던 방산 수출과 관련해선 기술력 등을 대외에 보장할 대표자가 부재하다는 데 아쉬움을 표하며 "제일 좋은 건 대통령이 복귀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복귀를 언급한 건 보수 지지층의 '탄핵 반대'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이후 보수 잠룡들 중 '탄핵 반대파' 사이에는 소위 '윤 대통령 지지표'를 누가 가져가느냐의 물밑 경쟁이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 복귀를 위해 행동에 나선다기보다는 지지층 여론에 동조하는 정치적 발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정치현안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 발언했다. 현직 국무위원으로서 야당과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는 없었다.

그는 이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잘사니즘'(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비전을 제시한 것엔 "한마디로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며 "일하겠다는 것도 못 하게 한다고 막으면서 '잘사니즘'은 뭐가 '잘사니즘'이냐"라고 반문했다. 야당과 국회에서 노동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장관으로서 '협의'보다는 '대결'을 택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의 '주 4일제 도입' 제언에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들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너무 많은 기업이 해외로 탈출하는 게 문제"라며 "4일제, 4.5일제를 법제화한다면 국민과 경제, 젊은이 일자리에 도움 될지 숙고해달라"고 말했다. 탄핵 국면에서 2030 세대가 '탄핵반대' 집회에 등장하며 보수층의 새로운 지지세력으로 등장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중 단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기 대선의 범보수 진영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김 장관은 25.1% 지지율을 기록, 2위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11.1%)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김 장관은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한 것이 없다"고 수차례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탄핵 인용 시 출마하나'라는 질문에 "대통령과 국민에게 예의가 아니다"라고만 답하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다면 김 장관도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3일 김 장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것도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밑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란 해석이 따른다. 김 장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친이계'로도 분류됐다. 김 장관은 면담 목적에 대해 "인사차 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