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울고 싶은 철강업계… 활로 찾기 '올인'
美 3월12일부터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 현지공장 건설 등 검토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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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2 | 14: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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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범람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의 관세부과까지 겹치며 경영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주요 철강사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 공장 투자 등을 검토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미국 내로 수입되는 외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3월12일부터 적용된다.
부과 대상에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그간 관세 면제를 받아온 주요 철강 수출국이 모두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나 면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부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기 행정부 당시인 지난 2018년에도 무역확장법을 근거로 한국산 철강재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협상 끝에 한국은 대미 수출량을 2015∼2017년의 70%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철강재 54개 품목, 263만톤에 대해서만 25%의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이를 넘어가는 물량은 수출하지 않는 내용이다.
합의 후 대미 수출은 쿼터제 시행 이전 대비 100만톤가량 감소했다. 이로 인해 2016년 350만톤이던 대미 철강제 수출량은 2018년 250만톤으로 줄었다.
이번 조치로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캐나다와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관세가 그대로 부과된다면 수출 철강 가격이 올라 대미 수출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1기 행정부에서 체결된 무관세 쿼터가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철강사들은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현지 진출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백악관이 직접 "기존의 허점과 예외를 폐쇄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 결정은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최근 현대제철이 미국에 철강 공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됐다"고 언급까지 한 상황이어서 조만간 투자 내용이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한 뒤 착공에 나서 2029년 제철소를 완공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그룹은 텍사스주에 연간 6000만 톤 규모의 특수합금 공장을 현재 건설 중이다. 내년 중반에 완공해 2026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기업의 개별 대미 투자 전략과는 별개로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조정하거나 기존 쿼터제를 유지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주미 공관을 비롯 동원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총력 가동해 구체적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며 "향후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업계와 긴밀히 공조하여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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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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