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대출' PF 부실 원인 차단… "고자본·저보증 바꿔야"
'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 개최
이화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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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를 계기로 사업주체의 의무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고 보증비율을 낮추는 정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 위원장과 정무위원회 강준현(더불어민주당·세종을) 간사 주최로 열린 '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PF 사업 총사업비의 3∼5% 수준의 낮은 자기자본 비율을 문제로 지적하고 20% 상향을 위한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새로운 방안을 마련됐다. 국내 부동산 PF 시장은 시행사의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사업성 평가 부실과 무분별한 투자로 이어져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결함을 안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의 자기자본 비율은 30~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저자본·고보증 구조가 영세 시행사를 양산하고 부실한 사업성 평가를 초래해 무분별한 투자를 하게 되는 구조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며 "사업주체의 자기자본 기여를 높이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가 생각한 부동산 PF 발전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우선 대출 중심에서 투자·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단기 개발 중심 엑시트(회수)에서 개발자가 운영을 같이하는 종합 영역으로 역할을 넓히고 PF 관리 수준을 높여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익은 사유화, 위험은 사회화"
발제자로 나선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과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연구위원은 각각 '국내 부동산 PF의 문제점과 구조 개선방안', '부동산PF 위기의 진단과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KDI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44개 사업장(총사업비 136조원)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5.2%로 나타났다. 황 연구위원은 이로 인해 ▲영세 시행사의 개발이익 독점 ▲한탕을 노린 영세 시행사 난립 ▲개발사업 사업성 평가 부실화 ▲경기 순응성 및 거시 변동성 확대 ▲묻지마 대출로 인해 거시 건전성 훼손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PF 선진화 방안으로 ▲에쿼티 금융시스템 환경 조성 ▲PF 통계시스템 구축 ▲PF 신규 평가지표 마련 ▲부동산 개발 공급 여건 개선 ▲부동산 수요 여건 개선 ▲한국형 디벨로퍼 역량 강화 등을 꼽았다.
그는 "미국이 디벨로퍼의 자기자본을 외부에서 모으는 역량을 가장 중요시한다"며 "시행사의 대주주 배정, 외부 투자자의 지분 투자, 프로젝트 리츠 등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철승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면 끝나지만 투자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은행 등 금융사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투자자로서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금융사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금융사가 자기자본 역할을 할 수 있게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선 일률적인 규제에 대해 우려하는 일부 의견도 제기됐다.
강명기 한일회계법인 회계사는 "부실 PF에 대한 안전 장치로 PF 규모를 줄이면서 안정적 운용을 위해 금융기관 투자를 늘리는 상호 모순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위험성이 확인되면 규제하는 취지일 텐데 상품에 내재된 위험성이 모두 다른 만큼 섬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은 평가가 기반인데 대출이 다 이뤄졌다는 건 평가가 제대로 안 됐다는 것"이라며 "보증에 의존하기보다 사업성 중심으로 가야 하고 획일적으로 적용 시 PF 시장이 위축될 수 있어 금융사가 자율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에 참석한 구정현씨는 "시행사업자로서 제도 개선안을 환영한다"며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지면 책임준공 의무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도 개선 방안 발표에서 PF 출자 시 시공사·신탁사에 사실상 100%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게 한 관행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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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