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컴투스 의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송병준 컴투스 의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송병준 컴투스홀딩스 의장이 벤처기업협회 제12대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되며 벤처 업계를 대표하게 됐다. 송 의장은 소통과 혁신을 바탕으로 벤처 생태계 발전을 이끌 재목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신이 경영하는 게임빌(컴투스홀딩스 전신)이 실적 부진에 고전하고 있어 고심이 깊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19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정기이사회'에서 송병준 의장을 차기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추천했다. 차기 협회장은 오는 28일 제30차 정기 총회에서 확정된다. 회장 임기는 2년으로 1995년 벤처기업협회 출범 후 게임업계 출신이 회장직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송 의장은 현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고 지난 13일 전임 회장단으로 구성된 벤처기업협회 회장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 추천을 거쳐 이번 정기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제12대 회장 단독 후보가 됐다.


송 의장은 학창시절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벤처기업협회 창립자 고 이민화 명예회장,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등 선배 벤처기업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후배 벤처기업가들을 위해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재학 시절 벤처창업동아리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2000년 게임빌을 창업, 모바일 게임 산업을 개척하며 벤처 사업가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게임 기업 컴투스를 인수하며 그룹 체제를 완성했고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입지를 넓혔다.


최근에는 문화콘텐츠 및 블록체인 기반의 웹3.0 사업 등을 통해 미래 시장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적 부진에 빠진 컴투스홀딩스

컴투스홀딩스 3개년 실적(연결 기준). /그래픽=김은옥 기자
컴투스홀딩스 3개년 실적(연결 기준). /그래픽=김은옥 기자


송 의장이 손수 세운 컴투스홀딩스의 실적 부진은 고민거리다. 작년 매출(연결 기준)은 1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8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33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당기순손실은 425억원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등 관계사들이 흔들리며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

컴투스홀딩스 관계기업 투자손실은 33억원에서 348억원으로 10배이상 불었다. 2022년엔 매출 1162억원, 영업적자 264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의 경우 매출 1531억원, 영업적자 33억원으로 몇 년 동안 적자 국면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자체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에 집중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중이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모바일 게임을 비롯해 PC·콘솔 게임 기대작 7종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린다.

모바일 다중접속액션역할수행게임(MMOARPG) '스피릿테일즈'가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던전 탐험형 로그라이트 역할수행게임(RPG) '가이더스 제로'는 PC·콘솔 플랫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액션 RPG 페이탈 클로(가제)도 PC·콘솔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요리와 모험의 재미를 조합한 '론 셰프(가제)', 독창적이고 중독성 넘치는 퍼즐 게임 '컬러스위퍼(가제)', 힐링 게임 '나의 꽃말 일지'도 출시 예정이다. 국내와 대만 권역에 출시한 '제노니아'는 모바일 및 PC, 콘솔 등 여러 플랫폼으로 퍼블리싱해 세계 무대를 공략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송 의장의 벤처기업협회 회장 선임은 그가 쌓아온 벤처업계 내 입지와 리더십을 인정받은 결과지만 직접 이끌어온 컴투스홀딩스의 지속적인 적자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