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올해 세 번째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및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모회사인 현대자동차그룹 수준의 임금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업황 부진으로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인천·당진·순천·포항·하이스코)는 24일 오후 2시 충남 당진에서 확대간부회의 및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총파업은 26일부터 27일까지 48시간 동안 진행될 전망이다. 노조는 오는 3월 파업 계획도 함께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이번이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세 번째 총파업이 된다. 현대제철 인천, 포항은 지난달 21일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순천지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16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지난 11일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금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안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한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임단협으로 기본금 11만2000원 인상과 기본급의 500%에 정액 1800만원을 경영성과금·품질향상격려금으로 지급했다. 현대위아는 기본급 400%에 1700만원(주식 포함), 현대트랜시스는 기본급 400%에 1320만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회사는 협상 타결을 위해 최근 경영 성과금과 독려금, 생활안정 지원금을 더해 기본급 450%와 10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앞선 20차 교섭안보다 500만원 인상된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의 제시안을 즉각 거부하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 제시안 마련을 바탕으로 하는 교섭 요청이 있을 때까지는 노사가 함께 회의 석상에 앉을 일은 없다"며 "우리는 준비된 또 다른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고 지금까지 말로만 나왔던 우리의 전략이 실체가 됨에 따라 사측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시황 악화로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교섭 중인 임단협의 기준이 되는 2023년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제철의 2023년 영업이익은 7983억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51%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3년보다도 61% 감소한 3144억원을 기록했다.

대내외 변수로 올해 현대제철의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건설경기 침체로 봉형강 수요가 감소했다. 해외에선 미국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쿼터제로 무관세 혜택을 본 한국 철강사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중국은 자국에서 과잉 생산된 철강재를 저가에 수출해 한국 유통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의 입장 차이가 커 지난해 시작한 교섭이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철강업 둔화로 회사가 어려운 시간을 겪는 만큼 노사가 뜻을 모아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교섭안을 마련해 함께 위기를 타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