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②'4000억원 머니무브' 현물 이전 최대 수혜 증권사는
[퇴직연금 머니무브]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적립금 한분기 만에 2조원 증가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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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법정 퇴직 급여 제도'인 퇴직연금이 화제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2%대 수익률에 불만을 느낀 이들이 계좌를 갈아탔고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을 웃돈다. 은행에 고이 모셔두기보다는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고 자산을 굴리기 시작한 것이다. 퇴직연금,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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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시행으로 은행에서 증권사로 약 4000억원 규모 적립금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퇴직연금 사업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한 분기 만에 약 2조원 규모 적립금이 늘며 실물 이전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27조3755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29조2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말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며 본격 시행 한 분기 만에 1조8345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액수다. 2위인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3분기 16조8082억원에서 17조5151억원으로 7069억원 늘었다.
3위 한국투자증권은 14조4822억원에서 15조8148억원으로 1조3326억원 증가했다. 4위 삼성증권과 5위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1조2757억원, 9405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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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미래에셋증권의 DC∙IRP 원리금 비보장 상품 1년 수익률은 각각 12.17%, 12.48%로 업권 내 1위를 기록했다
선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또한 고객 유입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로봇과 어드바이저(Advisor·조언자)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현시점에 어떤 상품에 어떤 비중으로 투자하면 좋을지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출시 직후인 2022년 말 3450좌의 누적가입계좌수에서 2023년 말 1만5414좌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3만314좌를 기록하며 3만좌를 돌파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연금 고객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AI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등 다양한 연금 투자 솔루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증권업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103조941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96조5328억원) 대비 7조4084억원이 늘며 역대 처음으로 100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10월 말 실물 이전 서비스가 본격화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물 이전 서비스가 시행된 후 이전된 적립금은 총 2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증권사로 4051억원이 이동하며 전체 업권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은행은 4611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논의되는 퇴직연금 제도 개편 방안이 원활히 진행돼 국민연금과 유사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퇴직연금 비중은 국민연금의 118%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투자자산의 구성도 개선과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할 변경, 신규 금융회사의 진입 등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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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