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③은행·보험보다 낫네…'퇴직연금' 고수의 선택은
[퇴직연금 머니무브] 증권사로 몰리는 퇴직연금
안효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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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근로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법정 퇴직 급여 제도'인 퇴직연금이 화제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2%대 수익률에 불만을 느낀 이들이 계좌를 갈아탔고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을 웃돈다. 은행에 고이 모셔두기보다는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고 자산을 굴리기 시작한 것이다. 퇴직연금,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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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보다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가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머니무브'(자금 이전)가 빨라지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을 여전히 타 업권이 차지하는 가운데서도 개인이 직접 선택하는 IRP 계좌 원리금 비보장형 적립금에서는 증권사가 앞질렀다.
2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연 수익률이 10%를 넘는 증권사는 14곳 중 8곳이었다. 같은 기준 은행·보험사에서는 28곳 중 5곳에 그쳤다
증권사는 ▲미래에셋 12.48% ▲삼성 11.99% ▲유안타 11.72% ▲NH투자 10.61% ▲한국투자 10.54% ▲신한투자 10.42% ▲대신 10.11% ▲KB증권 10.05% 순이었다. 은행·보험에서는 ▲미래에셋생명 12.05% ▲동양생명 10.91% ▲하나은행 10.78% ▲KB국민은행 10.34% ▲광주은행 10.19% 등이 수익률 10% 선을 넘었다.
이렇다보니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은행·보험(323조원)이 증권사(약 104조원)를 앞서도 정작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IRP 가입자들은 증권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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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적립금은 증권사(16조7440억원)가 은행·보험(16조4012억원)을 넘어섰다. 2023년 대비로는 증권사가 9조9315억원에서 68.5%, 은행·보험이 11조2036억원에서 46.3%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자체가 성장세인데다 실물이전 제도까지 시행된 영향이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현재 퇴직연금 계좌에 보유한 금융상품 그대로 다른 회사 계좌에 옮길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해 10월 말 시행 이후 지난달까지 적립금 2조4058억원이 이동했다. 증권사에는 4051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은행에서는 4611억원이 빠졌다. 보험도 560억원 순유입에 그쳤다.
업계도 인공지능이 투자를 도와주는 로봇 어드바이저(RA) 등으로 증권사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투자사 17곳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증권사가 8곳이고 이밖에 운용사나 자문사 등이 포함됐다.
IRP 시장은 성장 공간이 커 앞으로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IR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8.4%에서 2023년 19.8%로 성장했다. 정부도 퇴직연금 의무가입과 중도인출 요건 강화 등 퇴직연금 적립금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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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