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집세, 정말 죄송합니다"… 송파 세 모녀의 비극[오늘의역사]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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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6 | 0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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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 한 단독주택 반지하 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밤 9시20분쯤 박모씨(60·여)씨와 그의 두 딸 A씨(35), B씨(32)가 번개탄을 피운 상태서 숨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비좁은 방 안 창문은 청테이프로, 방문은 침대 등으로 막혀 있었다. 현장에선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세 모녀의 마지막 말… "정말 죄송합니다"
세 모녀는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봉투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박씨는 12년 전 암투병중이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건강이 좋지 않은 두 딸을 대신해 식당 일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졌다. 두 딸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발급된 카드빚 등으로 신용불량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박씨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8만원으로 세들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사고 한 달 전쯤 넘어져 몸을 다쳐 식당 일마저 그만뒀다. 생활고 등으로 힘들어했지만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의 정부 지원 수급 신청은 하지 않았다.
집주인 임모씨(73)는 집안에서 이들의 짐을 모두 빼내면서 "원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사람들이다. 남에게 짐을 지우려고도, 도움을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고인들을 기억했다. 8년간 이들을 지켜봐 온 그는 "이렇게 돼 마음이 아프다. 좋은 곳으로 가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후
'송파 세 모녀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부는 ▲복지 3법 제·개정 ▲기초생활보장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 구축 ▲읍면동 복지 허브화 ▲복지멤버십 도입 등 지원 정책을 추진해왔다.2015년부터 2023년까지 660만명의 복지 위기가구를 발굴해 290만명에게 복지서비스를 지원해왔다. 또 복지위기 의심가구 선제적 발굴 규모는 2015년 11만5000명에서 2023년 139만명으로 대폭 늘었고 발굴 후 복지서비스 수급 대상자도 같은 기간 1만8000명에서 69만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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