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수소사업 드라이브... 판매량 부진 뚫을까
3월 정기주총 통해 정관에 '수소사업' 등재 예정… 사업 강화 포석
상반기 주행거리 650㎞ 넥쏘 2세대 모델 '이니시움' 출시해 반등 정조준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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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4 | 15: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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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다음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자동차 정관에 '수소사업'을 등재키로 했다. 2013년 세계 최초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투싼 ix FCEV' 출시 이후 12년 만이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생태계 선도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수소차 판매량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자동차가 부족한 충전인프라와 경제성 확보 등 대중성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수소 리더십 확보에 속도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다음달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릴 예정인 제57회 정기 주총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의 건과 함께 수소 관련 사업 확장 가능성을 고려해 사업목적에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 ix FCEV'를 출시하며 수소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2018년 상반기 수소연료전지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한 데 이어 같은해 하반기에는 'FCEV 비전 2030'도 공개했다.
2020년 7월에는 수소전기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해 유럽에 수출했고 같은해 12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도 선보였다.
지난해 열린 CES2024에선 'HTWO'를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고 6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하며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주총을 통해 정관에 '수소사업'을 포함시키기로 한 배경은 현대모비스에서 넘겨받은 수소연료전지사업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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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소차시장 공략을 위한 정 회장의 의중은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의 최근 발언에서도 읽힌다.
장 부회장은 지난 1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수소는 그룹 전체가 그리는 비즈니스이고 미래 세대를 위한 중요한 영역"이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넥소 후속모델 출시가 예정됐는데 이는 우리가 가진 확고한 수소차에 대한 비전을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생산·저장·유통·이동·활용 등 전체적인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밸류체인을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올 해는 여러 가지 영역에서 수소 활용이 전개될 수 있는 한 해가 본격화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수소는 미래에 꼭 필요한 에너지"라고 거듭 강조하며 "현대차가 리더십을 지속해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어든 판매량, 극복 과제 산더미
현대차 정관에 수소사업 추가를 예고한 정 회장은 올 상반기(1~6월) 안에 넥쏘 후속모델인 '이니시움'(뉴 넥쏘)을 출시해 다시 한 번 수소사업 성장세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넥쏘 2세대 모델인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27년 동안 쌓아 올린 수소 기술의 집약체라는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650㎞가 넘는 주행거리와 150kW급 모터 출력, 개선된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통해 기존 넥쏘보다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만큼 시장 기대치에 부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으로 글로벌 수소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정 회장의 전략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극복 과제도 만만치 않다.
친환경차 시대 전환기를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판매량도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아직 대중성이 확보되지 못한 수소차 시장의 판매량 정체는 현대차의 수소사업 확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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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9483대(전년대비 11.3% 감소) ▲2021년 1만7474대(84.3% 증가) ▲2022년 2만704대(18.5% 증가) ▲2023년 1만6413대(20.7% 감소) ▲2024년 1만2866대(21.6% 감소)다. 2021~2022년에 전년대비 판매량이 늘었지만 이후 다시 뒷걸음질 치며 부진했다.
판매량이 줄어든 최근 2년(2023~2024년) 브랜드별 글로벌 수소차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2023년 5012대(점유율 30.5%), 2024년 3836대(29.8%)로 2위다.
중국 현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통해 생산된 수소차는 각각 6369대(38.8%), 5976대(46.4%)로 1위이며 모두 수소 상용차다.
토요타는 2023년 3839대(23.4%), 2024년 1917대(14.9%)로 3위를 차지했고 위퉁은 각각 1193대(7.3%), 1137대(8.8%)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부진에 시달리는 판매량과 함께 대중성 확보 또한 수소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한 주요 해결 과제로 인식된다. 현재 수소 충전소는 일부 도심과 고속도로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수소 생산·저장 비용이 비싼 점도 대중화를 어렵게 하고 있어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확충, 상용차 시장 확대, 수소 생산비 절감 등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과 민간 협력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요소들이 뒷받침될 경우 수소차는 탄소중립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모빌리티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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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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