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도 비켜간 법인의 '수입 전기차' 사랑… 성장세 뚜렷한 이유
2020년 1669대→ 2024년 1만2073대 팔려 5년 새 623% 폭증
딜러 통한 차대번호 변경·가격 다운계약 등 구매 시 편법 난무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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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5 | 15: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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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 불어 닥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지만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법인 구매량은 최근 더 늘었다.
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장착 의무화가 시행돼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줄었지만 유지비용이 저렴한 수입 전기차는 꾸준히 법인 판매 비중을 늘려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 법인 구매 수입차 판매량 감소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총 판매량 26만3288대 가운데 법인 구매는 35.3%(9만2983대)를 차지한다.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법인 구매 비율은 지난해까지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35% 이상의 판매 비율을 유지했지만 최근 판매량은 줄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9만9178대(전체 27만4859대의 36.1%) ▲2021년 10만2283대(27만6146대의 37%) ▲2022년 11만723대(28만3435대의 39.1%) ▲2023년 10만7677대(27만1034대의 39.7%)로 집계됐다.
2020~2022년까지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2023년부터는 전체 판매량이 감소했다. 국내 전체 수입차 판매가 줄어든 이유는 법인차에 적용된 '연두색 번호판' 의무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구매에 마치 자가용인 것처럼 타며 탈세를 저지르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법적으로 '법인차=연두색 번호판'으로 못 박아 이를 막자 더 이상 탈세와 개인 과시용으로 타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판매량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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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차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 장착은 공공 및 민간 법인이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를 신규·변경 등록할 때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한 정책이다. 법인차의 사적 사용과 탈세 방지를 위해 2024년 1월부터 시행됐다.
2023년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법인차는 10만7677대 팔렸지만 연두색 번호판 정책이 시행된 지난해에는 9만2983대가 팔려 판매량이 전낸대비 13.6%(1만4694대) 뒷걸음질 쳤다.
수입 전기차가 잘 팔리는 이유 '이거'였네
법인 구매 수입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전기차 구매 비중은 커졌다. 2019년 1%대였던 판매비중은 매년 확대돼 지난해 13%까지 뛰었다. 최근 5년 국내 법인의 수입 전기차 연도별 구매량은 ▲2020년 1669대 ▲2020년 3118대 ▲2022년 8360대 ▲2023년 1만1971대 ▲2024년 1만2073대를 기록했다.이 기간 수입차 법인 구매량에서 수입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7%→ 3%→ 7.6%→ 11%→ 13%로 매년 커졌다. 같은 기간 수입 전기차 브랜드별 판매량 톱3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쉐보레 685대 ▲메르세데스-벤츠 408대 ▲아우디 305대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포르쉐 929대 ▲쉐보레 692대 ▲아우디 566대로 조사됐고 2022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2389대 ▲폴스타 1287대 ▲아우디 1268대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5311대 ▲BMW 3482대 ▲포르쉐 1180대가 팔렸고 지난해에는 ▲테슬라 3707대 ▲BMW 3050대 ▲메르세데스-벤츠 2877대로 조사됐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 감소에도 법인이 구매하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는 가격대별로 다르지만 보조금 혜택에 따라 초기 구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내연기관차 보다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경기 불황에 휘발유·경윳값이 뛰면서 유지비용 부담이 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 구매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이유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비도 있지만 꼼수 구매가 가능한 점도 꼽힌다. 수입차 딜러를 통한 가격 '다운계약'·'차대번호 변경' 등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지 위한 편법이 난무해 고가의 법인 수입 전기차를 개인용으로 타려는 이들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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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딜러사가 판매가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차를 연두색 번호판 부착 기준인 8000만원 이하로 판 것처럼 계약하고 나머지 대금은 현금으로 받는 식이다.
자동차의 주민등록번호 역할을 하는 '차대번호'를 변경해 제작 연도를 거짓으로 바꿔 가격을 내리거나 고가의 차를 개인 명의로 등록한 뒤 법인용 보험으로 변경하는 등의 수법도 일부 법인이 저지르는 꼼수 구매의 한 행태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취득 가격은 등록 정보, 기준 가격은 시가표준액이나 보험 가액 등을 기준으로 삼아 지난해 등록된 법인 승용차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편법으로 제도를 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적발하고 과세당국이나 경찰에 조사·처분을 요청하는 등 엄중 대응에 나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법인차를 구매하는 공공·민간 입장에서는 시내 업무용으로 운용하기에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 선택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산차보다 가격 조정이 용이한 수입차 구매 과정의 허점을 악용해 고가의 수입 전기차를 편법으로 사들이는 행태도 곳곳에 만연하고 있다"며 "법인차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 정착 실효성에 의문이 가득한 만큼 편법 구매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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