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늘리는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먹구름'
애리조나주에 1000억 달러 투자, 제조시설 5곳 건설 예정
삼성 공장은 가동 연기… 양사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질 듯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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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4 | 13: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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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서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TSMC의 천문학적 투자로 양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기자회견을 열고 "TSMC가 최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에 단기간 1000억달러(145조9000억원)의 신규 자본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있는 반도체 공장 확대 등 향후 4년간 5개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TSMC의 대미국 투자는 1650억달러(약 241조2300억원)로 늘어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바로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TSMC가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TSMC 신규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대응전략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비판하면서 관세 도입을 통한 대미 투자 유치를 언급한 바 있다. 최소 관세율은 25%를 부과한 뒤 1년 뒤 추가 인상한다는 구상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투자 발표 행사에서 "TSMC가 이번에 미국에 투자한 것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온 것"이라며 "여러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입지 확대는 물론 제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부진한 파운드리 실적에 신음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9년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파운드리 적자는 4조원대로 추산되는 등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망 역시 좋지 않다. 투자업계는 최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의 합산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5조1800억원보다 더 큰 6조24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운드리 사업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가동 시점을 2024년 말에서 2026년으로 연기하고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줄이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양사 시장 점유율 격차도 더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 64.9%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한다.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11.5%에서 9.3%로 2.2%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50.8%포인트였던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3분기 55.6%포인트까지 커졌다
차세대 선단공정으로 격전지로 평가받는 2나노에서도 TSMC가 기술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TSMC의 2나노 수율이 60%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신임 수장으로 취임한 한진만 사장을 주축으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한진만 사장은 "2나노 공정 수율의 개선과 성숙공정 고객사 확보를 통해 내년에 가시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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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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