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위기' 머리 맞댄 유통 수장들… "1% 팬 잡아야"
대한상의, 5일 오전 유통위원회 개최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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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5 | 09: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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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돌입한 가운데 유통가 대표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한 유통업계 3대 전략으로 ▲대중이 아니라 1%의 팬을 잡아라 ▲정체성 소비(Identity Consumption)에 주목하라 ▲'시각적 상징'이 브랜드를 만든다 등이 제시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9차 대한상의 유통위원회를 개최하고 내수회복을 위한 유통업계의 역할과 대응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준호 대한상의 유통위원장(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이제훈 유한킴벌리 대표 ▲이종호 알파 대표 등 주요 기업 대표 4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을 맡은 김병규 연세대 교수는"불황기에는 브랜드의 충성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모든 소비자를 겨냥하는 마케팅보다는 특정 집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1% 고객의 마음을 얻으면 99%의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애플, 테슬라, 스타벅스 같은 성공한 브랜드들은 소수의 핵심 고객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 브랜드들은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특정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만들어진 뒤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체성 소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딜로이트 조사(지난해 7월)에 따르면 미국과 비교해 한국소비자들은 한달간 정체성 구매에 8만원, 미국 소비자는 6만원을 써 한국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통해 정체성을 인식하려는 구매가 더 두드러졌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불황기에도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단순한 기능적 이유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구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교수는 "뷰티, 패션, 럭셔리, 피트니스 등 소비자가 자신의 스타일과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브랜드(상품)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의 '시각적 상징'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유럽 기업들은 브랜드를 만들 때 강렬한 시각적 요소를 먼저 설계하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브랜드 이름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한눈에 인식할 수 있도록 로고, 색상, 디자인 요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나이키, 애플, 스타벅스 같은 성공한 브랜드들은 모두 로고가 그림형태"라고 조언했다.
정준호 유통위원장은 "유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 흐름을 정확히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논의된 다양한 전략들이 업계의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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