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LG


LG, 'ABC' 사업으로 미래 고객가치 정조준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LG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분야에 연구 개발과 투자를 집중하며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나선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이 미처 하지 못하는 것을 선택한다는 LG의 '데이 원' 정신에는 고객을 위한 도전과 변화의 DNA가 자리 잡고 있고 이러한 도전으로 최초·최고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그동안 우리가 다져온 고객을 향한 마음과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강조한 바 있다.

AI 분야에서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집중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설립된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 1.0'을 발표한 이후 2023년 7월 '엑사원 2.0', 지난해 8월 국내 최초 오픈소스 AI '엑사원 3.0', 12월 '엑사원 3.5'를 선보였다.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만든 엔터프라이즈 AI 에이전트 '챗엑사원'도 지난해 12월부터 임직원용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엑사원은 실시간 웹 정보와 문서 기반 질의응답, 요약, 번역, 보고자료 초안 작성, 데이터 분석, 코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정보 암호화, 개인 정보 보호 기술을 적용해 임직원들이 사내 보안 환경에서 정보 유출 걱정 없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구 회장도 지난해 6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AI 반도체 설계업체인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를 방문했다.

이 곳에서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확인한 둘러본 구 회장은 LG의 AI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구 회장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LG는 바이오와 클린테크 분야에서도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투자와 함께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LG의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23년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에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사에 약 4000억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LG화학은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도 2023년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을 방문해 글로벌 톱 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또 전 세계 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이 밀집한 보스턴 지역 소재의 하버드 메디컬 스쿨 연계 항암 연구기관인 다나파버 암 센터와 글로벌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랩센트럴도 방문해 바이오 분야의 최신 시장 트렌드와 기술 동향을 점검했다.

클린테크 분야에서 LG는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등 클린테크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는 ABC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하고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80여곳의 스타트업과 펀드에 3억6000만달러(5000억원)를 투자랬다.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절반가량은 LG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 분야에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