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시장 1위 롯데렌탈이 중고차 B2C 사업에 진출한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B2C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중고차 시장 1위 롯데렌탈이 중고차 B2C 사업에 진출한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B2C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그래픽=김은옥 기자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렌탈이 중고차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롯데렌탈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3년간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세를 겪고 있는 롯데렌탈은 중고차 B2C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자사 중고차 장기렌터카 플랫폼 '마이카 세이브' 내 중고차 매매 사업을 추가했다. 향후 B2C 판매를 위한 별도 브랜드를 론칭하고 판매 거점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7924억원, 영업이익 28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중고차 렌탈 사업과 B2C 매매 진출을 위한 물량 확보 차원에서 중고차 매각이 이전보다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고차 판매 수익은 744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7%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45.2%가 중고차 매각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54.8%는 렌탈 사업에서 나왔다.

중고차 매각이 렌탈보다 매출 대비 수익성이 높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B2C 매매 사업에서 올해 1550억원, 내년 352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롯데렌탈은 지난 2월 212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배정 대상자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조달 자금 중 일부는 중고차 B2C 판매 채널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매매센터 외에 수도권과 지방 거점에 추가 매매센터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현재 중고차 B2C 판매 사이트가 오픈돼 실제 거래도 진행 중"이라며 "3월 말에서 4월 초 쯤 중고차 B2C 브랜드가 공개되면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렌터카 기업들은 중고차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렌터카는 지난해 12월 중고차 매매단지 천안 오토아레나를 1040억원에 매입했다. 자체 중고차 경매 단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렌터카로 사용됐던 차량은 일정 사용 기한을 넘기면 중고차로 매각해야 한다. 과거 렌터카 기업들은 매매업자에 위탁해 차량을 판매해 왔지만 최근에는 중고차 매매를 직접 관리하며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중고차 B2C 판매는 중간 마진이 없어 장기적으로 B2B 판매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5월부터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본격적인 중고차 시장 공략이 예상된다. 사진은 현대 인증 중고차 센터의 모습./사진=뉴스1
5월부터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본격적인 중고차 시장 공략이 예상된다. 사진은 현대 인증 중고차 센터의 모습./사진=뉴스1


오는 5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 해제를 앞두고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3년 정부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2025년 4월까지 현대차 4.1%, 기아 2.9%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대기업 진출에 따른 영세 중고차 사업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해당 제한이 해제되면서 올해 중고차 시장 내 대기업들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 신뢰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렌탈은 보유 차량을 직접 관리해 모든 이력을 파악할 수 있는 만큼 품질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장기렌터카로 운용됐던 차량을 우선적으로 중고차 매물로 확보한다"며 "장기렌터카는 무조건 고객센터를 통해서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 관리 내역이나 사고 이력 등이 전부 파악돼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