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투자요? 돈 쓸 국가에 주목해야죠"
[흔들리는 세계증시, 안전한 투자전략] 금리·재정, 같이 풀리는 유럽 등 상승세, 미국과 정반대 움직임
안효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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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7 |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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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다 안전한 투자를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머니S' 증권 전문 기자들이 국내 최고 시장 분석 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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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대세'였던 미국증시 투자마저도 현재는 물음표를 남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먹구름이 낀 올해 경제 전망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에 대한 힌트를 제시했다.
이진우 센터장은 최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형태가 불가피할 것 같다"며 "다만 모든 국가가 동일한 궤적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센터장은 시점과 지역에 따른 변화를 주목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돈을 쓸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의 격차가 희비를 가를 것으로 봤다.
미국에서는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이 금리 인하를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감세와 정부 효율화로 재정 지출을 줄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등 주요국에서 금리 인하와 확장 재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중국도 '기술굴기'를 내세워 기업 보조 등 시장 친화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정부 곳간이 더 열리진 않고 있다.
이 센터장은 올해 한국 증시에 대해 "키워드는 밸류에이션인데 기업가치 저평가가 회복되는 강도가 우리 시장의 성장 폭을 결정할 것"이라며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트렌드는 방위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는 '씨앗'으로는 '바이오'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순수한 바이오 기업을 본다기보다는 IT 경쟁력을 보이는 바이오 기업"이라며 "상장 기업 중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인상 깊게 본 종목이 아직 없고, 오히려 작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있다는 얘기를 계속 듣고 있어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방향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지배구조 문제에 당면해 있는데 미국은 대부분 오너들이 보상을 스톡옵션 형태로 받는다"며 "미국 증시 주가를 끌어올린 원천은 자사주 매입 등 바이백"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길 바란다면 기대 수익률을 높이는 게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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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주목 받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덜 부양적인 성격으로 계속 가면 다른 나라 통화 강세가 조금 더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국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확장 재정·금리 인하 없이 계속 관세 등으로 시장을 압박한다면 달러가 반대 정책을 피는 국가 통화보다 약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시장을 주도한 미국 빅테크 M7(마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놀라운 7종목)과 관련해 "하반기에 계속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며 "그 안에서의 주도주 교체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드웨어 관련주에서 소프트웨어 관련주로의 전환을 큰 흐름으로 제시했다. 특히 M7은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기업으로 구성된다. 이들 기업은 주로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이나 제품 자체를 판매한다.
최근엔 실물보다는 오픈AI나 중국 딥시크처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 주목받는 양상이다. 실제 올해 중국 증시 거센 상승세에도 딥시크 출현이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많다. 이 센터장도 중국 증시 상승세에 "매우 합리적인 반영"이라며 "기술시장에서 고가와 저가를 나눈다면 저가 시장은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중국처럼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으면서 IT 강국으로 꼽히는 인도에는 "안전한 주식 시장이라는 기존 인식이 앞으로 잘 적용되지 않을 것 같다"며 "기술 발전은 노동력에 비례하지 않고 얼마만큼 국가 전략으로 키워주느냐의 함수"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센터가 나아갈 방향으로도 국내 증시에서 벗어나 분석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국내 주식 일변도의 리서치는 이미 깨졌다고 본다"며 "돈의 흐름이 국내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해외로 가고 있고 다양한 자산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산업은 굉장히 융합되기 시작하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이를 함께 고민하는 것은 애널리스트가 제일 잘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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