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20대 초반 보다 연령층이 높은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20대 초반 보다 연령층이 높은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어지간하면 나이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해요."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아르바이트생 고용과 관련해 선호하는 나이대가 있는지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경우는 A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산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 중인 B씨도 아르바이트생 선호 나이대에 대한 질문에 "어린 친구들보다 나이대가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밝혔다. 20대 초반보다 30~40대 아르바이트생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영업자 "근무태도 20대 초반보단 나이 있는 사람이 낫다"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근무태도에 불만이 있어 연령층이 높은 아르바이트생을 원한다고 전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편의점을 운영 중인 A씨는 근무태도에 불만이 있어 연령층이 높은 아르바이트생을 원한다고 전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20대 초반보다 연령층이 높은 사람을 위주로 고용하는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근무태도에서 좀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며 "잠수를 타거나 출근 1시간 전에 갑자기 못 나오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 일이 한 사람만의 문제라기보단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위주로 일어나 아무래도 사람을 뽑을 때 나이도 중요하게 보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처음 편의점을 시작했을 때는 물건을 옮기거나 배치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20대 초반 친구들 위주로 고용했다"며 "그런데 잠수나 지각 문제가 빈번해지니 이제는 웬만하면 20대 초반보단 연령이 높은 사람 위주로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모두가 근태 문제를 보이는 건 아니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인 C씨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라 20대 초반 위주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다"며 "잠수를 타거나 지각이 잦은 아르바이트생이 있지만 업무 특성상 20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데 20대라고 해서 무조건 불성실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성실히 일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해봤자 남는 게 없어"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일 근무시간이 짧아 아르바이트가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일 근무시간이 짧아 아르바이트가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영업자 입장에서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의 근무태도가 불만이라면 반대로 20대 사이에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이유가 점차 적어지고 있다. 최근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밝힌 23세 여성 D씨는 퇴사 사유에 대해 "주휴수당 때문에 요즘 짧은 시간만 일하게 일정을 짠다"며 "그렇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해도 돈을 많이 벌기 힘들다. 짧은 시간 여러 일을 해야 그나마 용돈벌이가 되는데 그렇게 하자니 시간이 너무 애매하고 아까워서 그냥 부모님께 용돈을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반면 29살 대학원생 K씨는 최근 대학원 수업이 없는 날을 활용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K씨는 "저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진 않아서 하루에 짧은 시간 일하는 게 소소한 용돈벌이가 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각이나 잠수만 안 타도 요즘 사장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20대 초반에 아르바이트할 때는 지각은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저시급 인상, 주휴수당 등의 문제로 긴 시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보단 일 2~3시간 정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쓰는 영업장이 많다. 일례로 경기 의왕시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보면 금요일 하루 5시간 근무, 토요일 하루 4시간 근무만 지원받고 있다. 해당 편의점 외에도 여러 편의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카페 등 대부분이 이같은 고용 형태를 보인다.

근무태도, 최저시급 인상, 주휴수당에 불만을 토로하는 자영업자와 짧은 시간 근무로 용돈벌이도 힘들다는 입장의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의 입장 차이는 심화되고 있다.

김안드레아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에 사업 운영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이 고통이다. 그래서 적정 수준 인력보다 적게 채용하는 사업체를 자주 볼 수 있다"며 "그런데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선 인력이 적으면 해야 할 일이 많아져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아르바이트생 대립 격화… 해결방안은?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의 입장 차이가 격화되면서 해결 방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박태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시적인 인건비 지원이나 보험료 부담보다는 자영업자들의 사업이 더 잘되도록 하는 방향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사업이 더 잘될 때 자영업자들도 아르바이트생에게 더 잘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올 수 있다"며 "소상공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임대료 부담 완화, 대줄 이자 부담 감면 등의 정책 지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게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갈등 완화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안드레아 교수는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갈등 완화 대안에 대해 "정부는 당분간 최저시급 인상률을 소폭 조정해 자영업자 생존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별 상황에 적합한 최저시급 수준을 마련해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한 최저시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 역할보다 자영업자나 가맹점 본사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미국이나 일본에선 고령 인력에 맞춤화된 교육 방식과 근무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