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과 동일하게 배당관련 정관들을 수정했다. 사진은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한진빌딩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제1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과 동일하게 배당관련 정관들을 수정했다. 사진은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한진빌딩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한진칼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구성과 정관을 정비하고 계열사 자금 지원도 연장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마무리를 앞두고 지주회사 차원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내부 자산관리 전략을 다듬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26일 서울 중구 소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1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교체 ▲배당 기준일 정관 변경 ▲계열사 자금 지원 연장 등이 주요 안건 등을 승인했다. 한진칼은 배당기준일 유연화, 동등배당 명문화, 전자증권제도 반영 등 정관을 대한항공과 동일하게 손질해 이사회 재량과 주주정책의 유연성을 강화했다.

두 회사 모두 통합 이후 그룹 지배구조 정비와 자금 운용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 셈이다.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두고 지주회사 차원에서 기본 체계를 손질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통합 이후를 대비해 지배구조 안정시키기 위해 그룹 전반의 거버넌스 정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정관 제49조를 개정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유연하게 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또한 우선주와 보통주의 동등배당 원칙을 명문화하고 전자증권제도에 따른 주주명부 기준일 절차도 정비한다. 그룹 차원의 정관 체계 통일 작업으로 해석된다.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과 조인영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승인됐다. 금융·법률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구성으로 통합 이후 항공·물류 자산 재편 과정에서의 법적·재무적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사내이사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도 연임된다. 류 대표는 그룹 내 전략·재무를 조율해온 인물로 통합 이후에도 조원태 회장을 보좌하며 중간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안정적인 운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사 보수한도 또한 대한항공과 동일하게 전년도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한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임원 보수총액은 최고 한도액의 63.8%에 해당하는 57억5000만원이다.

이사회는 칼호텔네트워크에 대해 올해도 500억원 규모 자금 대여를 연장하기로 했다. ESG위원회 사전 검토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내부거래 투명성을 확보한 점도 강조됐다. 다만 이번 자금은 존속을 위한 적극적 투자보다는 유동성 관리를 위한 관리형 연장 성격이 짙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수년간 수익성이 저조해 그룹 내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해에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한진칼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2922억원, 영업이익 492억원, 순이익 5126억원을 기록했다. 배당금 수익(907억원)과 상표권 수익(403억원)이 전체 수익의 96%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386억원)와 파견직원 용역비(22억원)를 합친 수익만 400억원을 넘는다.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 이후에는 이 같은 수익 집중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