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익률 30% 낼때 개인은 고작 5%… 이 종목이 희비 갈랐다
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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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1 | 0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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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방산주를 대거 사들이고 조선주는 대규모로 매도한 반면, 개인은 조선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양측의 수익률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달 28일까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총 4조72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종목별로는 차별화된 매매 전략을 펼쳤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총 1조88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이 반영된 데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주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이 외에도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30억원), 네이버(4340억원), POSCO홀딩스(3040억원), 한국항공우주(2080억원) 등을 주로 담았다. 특히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방산 관련주로 나타났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보 자립을 강조하고 유럽연합(EU)이 방위력 증강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조선주인 한화오션으로, 순매도 규모만 1조1800억 원에 달했다. 현대차(7900억 원) KB금융(5480억원), 삼성SDI(5320억원), HD현대일렉트릭(4230억원), 삼성중공업(3600억원) 등도 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이탈은 고평가 부담과 부진한 발주 지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2월 누적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고, 선가지수 하락세와 중국의 수주 점유율 확대도 부정적"이라며 "미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외국인과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삼성SDI(7200억 원), 현대차(4000억원), HD현대일렉트릭(3500억원)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주를 대거 사들였다. 상위 순매수 종목 10개 중 절반 이상이 조선 관련주였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압도적으로 앞섰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상승하며 평균 수익률 3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을 4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현대로템(104.6%), 한화에어로스페이스(93.0%), 한국항공우주(36.1%) 등이 대표적인 강세 종목이다.
반면 개인이 많이 담은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하락했다. 평균 수익률은 5.6%로 코스피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
증권가에선 다음 주를 전후로 주요 이벤트들이 몰려 있는 만큼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 1일 국내 공매도 전면 재개, 2일 미국의 상호관세 시행 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의 '더티 15' 국가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협상용 카드라 하더라도 높은 관세율이 부과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변동성 확대 국면 이후에는 외국인 수급이 집중될 수 있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는 시장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하는 시점"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조선, 화학 업종은 경계하되, 펀더멘털 기반의 반도체와 낙폭 과대 자동차 업종은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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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