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 관련주가 급등세다./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석유 관련주가 급등세다./사진=이미지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국을 겨냥한 '2차 관세' 부과 방침을 시사하자 31일 국내 증시에서 석유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세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글로벌 거래가 위축될 경우 대체 공급처로서 한국 정유·유통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57분 기준 흥구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12.50%) 오른 1만2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중앙에너비스(3.98%) 한국석유(2.80%) 극동유화(0.90%) 등이 상승세다. 이날 코스피(-2.34%)와 코스닥(-1.76%)이 공매도 전면 재개 영향으로 동반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상승률이다.

전날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전체 석유에 대해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는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모든 석유에 대해 25~5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2차 관세란 러시아산 석유 자체가 아닌, 이를 수입하는 제3국에 부과하는 조치로 국제 시장의 원유 흐름을 직접 압박하는 강력한 경제 제재 카드다. 시장에서는 미국 주도의 관세 압력이 본격화될 경우 러시아와 밀접한 에너지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의 조달망에 차질이 생기고, 이에 따라 한국 내 정유·유통기업들이 대체 공급처 역할을 하며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며 국제 유가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2%가량 오른 배럴당 83달러 선을 회복했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적 거래 제한이 현실화되면 유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