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6년 만에 최고… 트럼프발 관세·탄핵 정국 겹쳤다
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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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1 | 18: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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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혼란이 겹치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 마감했다. 이는 2009년 3월13일 기록한 1483.5원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470.6원에 개장한 뒤 1460원 후반에서 1470원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美 상호 관세 예고에 글로벌 불안…국내 정치도 변수
환율 상승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도입 시사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각) 기자들과 만나 "상호 관세는 모든 국가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무역 압박 강도를 높였다. 앞서 미국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개별 품목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월2일부터 20% 수준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예고한 바 있다.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며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며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이날 공매도 전면 재개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순매도에 나선 점도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조5754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6.86포인트(3.00%) 하락한 2481.12로 마감하며 2500선 아래로 밀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불안감을 예민하게 선반영한 이유 있는 약세"라며 "4월부터 미국의 관세 범위가 확대될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더 강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44% 하락한 103.87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달러는 다소 약세였지만 원화는 그 이상으로 약세를 보이며 환율이 단독으로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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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