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현대차 수익 10조 증발?… 제네시스·HEV '무방비'
25% 관세 적용 시 대당 982만원 소비자 가격 올라, 관세 폭탄에 전략 차종 흔들리나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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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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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자동차그룹 차종들의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 기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수출 실적 기준에 따른 약 10조원 규모의 관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등 주요 전략 차종은 현지 생산 공백 기간에 대응할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274억1500만달러다. 올해 1 분기 평균 환율(매매기준율) 1454.32원 적용하면 약 39조8614억원으로 25%의 관세를 적용하면 관세액은 약 9조9653억원이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26조9067억원)의 37%에 달한다.
25%의 상호관세 적용하면 현대차그룹의 수출 차량은 대당 평균 6759.58달러(982만8429원)의 관세를 부담하게 된다. 판매가격을 올려 부과된 관세 의 60%를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가정하면 대당 관세 부담액은 2703.83달러(393만1372원)이고 영업이익은 약 14.8% 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대수가 가장 많은 내연기관 차는 지난해 수출량 (79만3088대)을 기준으로 약 4조6769억원의 관세가 발생한다. 전체 관세 부담액의 46.93%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판매 상위 5개 내연기관 차종의 평균 판매가는 3만3053달러(한화 약 4805만9062원)로 추정된다. 미국 세관은 수입 자동차에 대해 FOB 가격(수출자가 상품을 선적항에서 본선에 적재할 때까지의 비용과 책임을 포함한 가격)을 적용한다. 영업비(8%), 판매비(15%), 물류비(10%) 비율을 제외한 FOB 가격은 판매가의 67%로 추산된다. 이 경우 대당 관세 부담액은 5536.38달러(한화 약 804만9893원)로 총 관세 부담금은 약 6조3843억원 수준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등이 생산역량을 80~85만대 수준으로 증산하면 약 15%~21%가량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에 한국산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사용되는 현지 생산 차량은 관세 영향을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차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차와 제네시스는 관세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 내 수요, 생산효율, 투자 우선순위 등 이유로 국내 생산 후 수출했던 구조였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경쟁사들이 하이브리드 전환 속도를 높이고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공백이 길면 고객 이탈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으로 수출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약 22만923대(미국 수출 비중 55.6%)다. 하이브리드 차종 5개의 평균 판매가는 3만4970달러(한화 약 5084만6380원)로 대당 관세 부담액은 5857.48달러(한화 약 약 851만6769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총 관세 규모는 1조88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부터 현대차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혼류 생산을 예고한 것은 위안이 되지만 첫 번째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은 2026년 중반에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또한 2025년부터 설비 개선을 통해 하이브리드 생산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판매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너시스도 리스크가 크다.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 약 4만6000대 기준 관세 총액은 약 5억2625만달러(한화 약 765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차종 중에 고급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만큼 평균 판매가는 6만8300달러(한화 약 9930만8200원)에 이른다. 대당 관세 부담액도 가솔린 모델의 2배를 상회하는 1663만4124원으로 추산된다.
제네시스가 2027년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EREV) 출시를 앞두고 현지 생산을 검토하는 것도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본격 양산에 돌입하기 전에 발생하는 공백기에 대응할 가격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내 소비자들이 벤츠·BMW 등 대안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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