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1만8000번의 담금질, 오프로드 지배자 '타스만'

도로 위에선 SUV 같은 편안한 질주… 소음 적고 주행 능력 탁월
물속에서도, 거친 산길서도 불도저 같은 돌파력으로 손쉽게 탈출
'다운힐 브레이크 컨트롤' 작동 시 브레이크 페달 없이도 저속 하산
'그라운드 뷰 모니터'로 거친 노면 상황 운전자가 정확히 보며 주행

기아 브랜드 최초의 픽업 타스만은 감각적인 디자인을 장착했다. /사진=김창성 기자

브랜드 최초의 정통픽업을 완성하기까지 1만8000번의 담금질을 거친 '타스만'은 기아가 왜 자신 있게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강조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했다. 직접 타본 기아 '타스만'은 일반 도로 위에선 SUV 같은 승차감과 기동력을 뽐내고 거친 산길과 계곡물 등 험로에선 불도저 같은 탈출 능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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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빨랐던 왕복 66㎞ 도로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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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은 기아가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정통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은 광활한 북미대륙이나 호주의 거대한 농장과 끝없는 사막을 달리던 모델인 만큼 국내 도로 사정 등과 맞지 않아 소비자에겐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큰 덩치에서 주는 압도적인 외모는 자동차 마니아의 팬심을 자극하지만 판매량과 직결되지 않는 이유다.

기아 브랜드 최초의 픽업 타스만의 1열은 각종 조작이 간편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그만큼 국내시장에선 픽업트럭이 가진 한계성이 뚜렷했지만 타스만은 젊은 감각을 살린 디자인과 다양한 주행성능을 입혀 도전장을 던졌다.

픽업트럭은 이른바 '상남자'라 불릴 만큼 대체로 덩치가 크지만 타스만을 보면 크기에서 주는 압도감이 적어 거부감도 상쇄된다. 세련된 디자인이 주는 만족감은 내제된 거친 돌파력을 통해 반전 매력을 뽐낸다.

최근 강원도 인제·고성군 일대의 66㎞ 일반 도로 주행을 통해 타스만의 가진 매력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일반 도로 주행은 '익스트림' 모델로 경험했다.

기아 타스만의 2열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사진=김창성 기자

타스만은 거친 돌파력을 품고 출시된 픽업트럭이지만 일반 도로주행은 부드럽고 가벼웠다. 가속력은 탁월했고 감속력도 훌륭했다. 딱딱한 픽업트럭의 승차감과 달리 SUV 같은 편안하고 기동성 높은 주행감을 제공했다.

타스만의 프레임과 연결되는 차체 마운팅 부분에 다중골격 구조를 적용해 노면에서부터 실내 공간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킨 덕분이다. 전륜 서스펜션에 내구성 및 방청 성능을 강화한 하이마운트 더블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적용한 것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뒷받침했다.

기아 타스만의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오프로드 주행시 차 하부를 살펴볼 수 있다. /영상=김창성 기자

고속주행시 느껴지는 풍절음 차단 능력도 탁월했다. 풍절음은 가속페달을 밟아 속력을 높이면 차 문과 창문 사이의 고무패딩 사이로 바깥 바람이 미세하게 스며들며 일어나는 진동과 소음이다. 타스만은 고속 주행시에도 바깥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됐고 미세한 떨림에 의한 진동도 없었다.

타스만의 NVH(소음·Noise, 진동·Vibration, 불쾌·Harshness)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전방 유리 및 1열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차량 곳곳에 흡차음재를 사용한 결과다.

기아 타스만은 질퍽한 진흙 산길도 거침없이 헤쳐간다. /사진=기아

2열은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앉아본 느낌이 달랐다. 보기에는 좁아보였지만 직접 앉아보니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활용해 시트를 뒤로 젖힐 수 있어 승차감이 편안했고 1열 시트와의 간격도 충분해 피로감도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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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고 질퍽한 산길 주행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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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한 일반 도로 주행을 마치고 해발 750m 산길 주행을 이어갔다. 산길 주행은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타스만 'X-Pro' 트림에 동승해 설명을 들었다. 산길 진입로부터 40도 이상의 가파른 언덕길과 마주했고 이내 질퍽한 비포장 흙길로 진입했다.

진흙으로 뒤덮인 산길 바로 옆은 낭떠러지라 미숙한 운전은 추락과 직결되는 만큼 전문 드라이버의 능숙한 주행기능 조작과 설명에 집중했다.

기아 타스만은 주행 시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다양한 주행 상황을 전달한다. /영상=김창성 기자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질퍽한 진흙 산길에서 단 한 번도 헛바퀴가 도는 일이 없었던 점이다. 타스만에 국내 완성차업체 최초로 적용된 'e-LD'(전자식 차동기어 잠금장치)를 작동시킨 탓이다.

e-LD는 후륜 차동기어를 잠가 좌우 바퀴에 동일한 구동력을 제공, 좌우 높이 차이가 심하거나 미끄러운 노면 주행 등 한 쪽 바퀴가 헛도는 상황에서 '머드(진흙) 주행 모드'와 함께 원활한 돌파를 돕는다.

운전자가 밟는 가속페달의 강도보다 더 예민하게 엔진이 반응하게 세팅이 돼 있는 점도 타스만 운전자의 험로 주행을 돕는 요소다.

기아 타스만은 주행 능력이 탁월하다. /사진=기아

산악 지형에 특화된 터레인 '락'(Rock) 모드 역시 진흙 산길 주행을 뒷받침한다. 락 모드는 4L 모드(저단 기어 체결)에서만 작동하는 터레인 모드로 전·후륜에 최대 토크의 구동력을 균등 배분하고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TCS 제어를 통해 산악 지형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X-트렉 모드 역시 용이했다. X-트렉은 엔진 토크와 브레이크 유압제어를 통해 험로에서 저속(10㎞/h 미만) 주행을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페달에서 발을 떼도 정해진 속도로 하강할 수 있다. 운전자는 핸들로 방향 조정만 하면 돼 보다 편리한 험로 주행을 가능케 한다.

기아 타스만은 오프로드 페이지에서 엔진과 오일 온도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터치 한번으로 차 하부를 볼 수 있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 전환이 가능하다. /영상=김창성 기자

최근 출시된 차는 물리버튼이 많이 사라져 기능 조작에 대한 직관성이 떨어지지만 타스만에는 손쉽게 각종 주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조작 장치가 운전석 오른쪽에 배치됐다. 전문 드라이버는 왼손은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각종 기능을 조작해가며 다양한 산길 주행 기능을 설명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차 하부를 볼 수 있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도 인상적이었다. 현재 험로를 지나는 차의 아랫부분은 어떤 형태의 길인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 운행을 돕는다.

그라운드 뷰 모니터는 엔진과 변속기 오일 및 냉각수의 온도와 차의 구동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로드 페이지'에서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듯이 페이지를 넘기면 바로 화면이 나타나 간편하게 활용 할 수 있었다.

기아 타스만은 물속에서도 손쉽게 도하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영상=김창성 기자

DBC(다운힐 브레이크 컨트롤) 기능은 질퍽한 진흙 산길 하산 주행에 유용했다. DBC 기능을 켜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천천히 현재 속도를 유지하며 내려간다. 운전자는 역시 핸들 조작을 통한 방향 전환에만 집중할 수 있어 안전한 진흙 산길 주행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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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도 거침없는 돌파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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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체험한 코스는 울퉁불퉁하고 가파른 지형과 0.5m 깊이이 수로 등 8개의 다양한 지형이 마련된 오프로드였다. 오프로드에서도 산길과 마찬가지로 'X-Pro' 트림을 타고 체험했다.

기아 타스만은 물속에서도 손쉽게 도하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으며 그라운드 뷰 모니터를 통해 차 하부 상황을 볼 수 있다. /영상=김창성 기자

가장 기대가 됐던 코스는 물속을 가로지르는 수로였다. 수만개의 부품과 다양한 전자 센서 등이 결합된 자동차는 장마철 폭우에 잠기면 폐차와 수리가 속출할 만큼 물에 예민하지만 타스만은 물속에서도 강했다. 0.5.m 깊이의 수로를 막힘없이 헤쳐나갔다. 타이어가 거의 잠긴 깊이였다.

기아가 브랜드 최초로 에어인테이크 흡입구를 측면 펜더 내부 상단 950㎜ 높이에 위치시키고 흡입구 방향도 차 진행방향과 반대로 배치해 도하 시 흡기구를 통해 엔진으로 물이 유입되는 상황을 방지한 것이 물속 효과적인 주행을 도왔다.

기아 타스만은 울퉁불퉁한 노면도 안전하게 돌파해간다. /영상=김창성 기자

타스만은 최대 800㎜ 깊이의 물속을 시속 7㎏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도하 성능까지 확보해 웬만한 폭우에 차가 잠겨도 걱정 없이 돌파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느껴졌다. 진흙 산길에서 유용했던 그라운드 뷰 모니터 역시 물속 주행에서도 유용했다.

30도 각도의 경사진 노면을 차체가 기울어진 채 통과하는 '사이드 힐' 코스도 흥미로웠다. 앞차의 체험 모습을 보며 옆으로 넘어질 것 같은 아찔함을 느꼈지만 실제로 코스에 진입하니 짜릿했다.

기아 브랜드 최초의 픽업 타스만은 각도가 기울어진 경사면도 안전하게 주행한다. /영상=김창성 기자

차가 기울어지면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넘어갈 위험이 있지만 타스만에는 두 개의 굵은 프레임이 크로스멤버로 연결된 형태의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가 적용돼 손쉽게 기울어진 경사면을 탈출했다. 보디 온 프레임은 일반 승용차 대비 무거운 하중을 잘 견딜 수 있어 기울어진 오프로드와 같은 다양한 험로 주행을 뒷받침한다.

진흙 산길 코스에서 경험했던 비슷한 지형도 오프로드 코스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노면 상황에 반응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로 오르락 내리락이 심하게 이어진 머드(진흙) 구간을 거침없이 뚫고 나갔고 역시 그라운드 뷰 모니터로 차 하부 모습을 살필 수 있었다. 45도에 육박하는 경사진 오프로드에서는 진흙 산길과 같은 X-트렉 모드로 안전한 저속 주행을 이어갔다.

오프로드 지형에 특화된 기능을 갖춘 기아 타스만은 활용성이 다양하다. /사진=김창성 기자

타스만 개발에 참여했던 송혜수 기아 MLV프로젝트1팀 연구원은 "타스만은 기아에서 최초로 공개한 픽업인 만큼 다양한 최첨단 사양이 적용됐고 오프로드 지형에 특화된 강점을 지녔다"며 "그만큼 더 균형 잡히고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승에서 체험했던 타스만의 가격은 ▲X-PRO(더블픽업 가솔린 2.5T 4WD A/T X-PRO 기본형) 5595만원 ▲익스트림(더블픽업 가솔린 2.5T 4WD A/T 익스트림 기본형) 52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