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발 오늘로 끝나길"… 헌재 앞 상인들, 속 태우며 지켜본다
잇단 집회에 '개점 휴업' 상태 이어져
"선고 이후에도 집회 이어질까 불안"
김성아 기자
2025.04.04 | 1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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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만 나면 뭔가 매듭이 지어질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제 좀 끝났으면 좋겠어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불과 두시간 앞둔 4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 상권에는 삼엄한 경비 속 긴장감이 감도는 와중에도 상인들은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이후로는 기약 없이 이어지던 집회·시위가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안국역 인근 제과점을 운영하는 40대 A씨는 이날 아침 가게 문을 닫은 채 진열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손님은 없고 시위대와 경찰만 많았다"며 "선고 나오고 나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 거리엔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로 북적였다. 북촌한옥마을과 경복궁, 인사동이 맞닿은 이른바 '서울 관광벨트' 한가운데 자리한 상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헌법재판소를 중심으로 촘촘히 설치된 펜스와 도로를 가득 채운 경찰버스, 곳곳을 순찰하는 전투복 입은 경찰들로 마치 '비상사태'가 선포된 듯했다.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헌재 반경 100m 이내를 '진공상태'로 만들어서다.
상인들 "매출은 반토막, 공중화장실 된 가게, 경찰·시위대까지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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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인근 골목길까지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며 시민들은 이동 시 목적지를 밝히고 통행 제한을 받아야 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은 점포들이 눈에 띈다. 일부 가게는 셔터를 내린 채 불이 꺼져 있었고 문을 연 가게들도 손님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소품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어제도 그제도 매출은 0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사람이 안 오니 전기세·임대료도 벅차다. 오늘 선고 나면 예전처럼 사람들 구경 오는 풍경이라도 좀 돌아오길 바란다"며 기대 섞인 바람을 내비쳤다.
그의 말처럼 헌재 인근 상인들 사이에선 '선고 이후 회복'을 향한 기대감이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지금껏 매일 같이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의 영향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황에 놓여있었던 탓이다.
계속되는 집회와 강화된 통제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했고 상인들의 영업 피해도 커졌다. 종로구청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헌재 인근 상점의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80%까지 줄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매출 반토막은 기본"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상인들은 집회가 가져온 '영업 외적 스트레스'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소음, 교통혼잡, 무단 쓰레기 투기, 공중화장실처럼 쓰이는 매장 등 일상적인 민폐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는 것이다. 한 상인은 "집회 참가자들이 무단으로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등 영업에 불편함이 많았다"고 밝혔다.
선고 후에도 이어지는 집회 예고에 상인들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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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선고는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다. 경찰은 갑호비상령을 발령하고 헌재 일대를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안국역은 무정차 통과되고 있으며 인근 초·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등교를 막았다.
문제는 선고 이후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양측 지지자들의 집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상인들의 마음은 여전히 반쯤은 얼어붙어 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오는 5일 광화문에서 헌재까지 범시민대행진을 진행을 예고했고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역시 주말마다 진행해온 연합예배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경복궁 인근서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40대 C씨는 탄핵 정국 이후 상권이 완전히 죽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며 "오늘 선고로 끝날 줄 알았는데 어제 단체 카톡방을 보니 내일도 모이고, 다음 주에도 모인다는 얘기뿐이더라"며 "하루하루 먹고 사는 우리 상인들 숨 좀 쉬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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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