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돌 맞은 SK그룹… 최태원 회장, '창립 정신'으로 위기 넘는다
위기 때마다 SKMS 강조하며 그룹의 지속가능성 높여
최유빈 기자
2025.04.08 | 0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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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창립 72주년을 맞은 SK그룹이 글로벌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위기를 넘기 위해 고유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집중한다. 회사는 SKMS를 통해 직물에서 에너지 사업으로 영토를 확장한 혁신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이 추진 중인 AI 대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정립한 것으로 현재 SK그룹 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9년 고민 끝에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되게 정의하고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SKMS를 정립했다.
SKMS는 회사가 추구해야 할 방향과 구성원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체계다. 단순한 매뉴얼에서 벗어나 SK그룹의 존재 이유와 경영 방식을 규정한 헌법 같은 역할을 한다. 구성원과 사회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의 토대로도 볼 수 있다.
SK그룹은 위기의 순간마다 SKMS를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이천포럼에서 "SKMS는 그룹의 많은 멤버사와 구성원들에게 공통적인 교집합 역할을 한다"며 "변화의 시기를 맞을 때마다 SKMS를 다시 살펴보며 우리 그룹만의 DNA를 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하는 길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KMS 정신 아래 그룹의 리밸런싱(조직개편)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재무구조 및 사업구조 강화에 이은 운영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각 계열사는 운영 효율화에 집중해 체질을 혁신하고 AI 등 미래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리밸런싱의 결과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 출범이다.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과 함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 절차를 마쳤다. 올해 2월엔 SK온과 SK엔텀과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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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 회사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으로 석유에너지와 화학, LNG(액화천연가스),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현재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를 모두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앞으로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다양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 & 솔루션 컴퍼니'로 진화·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SKMS를 강조한 것도 회사의 혁신 DNA에 따른 것이다. 박 사장은 "SKMS를 토대로 한층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 모두가 '원 이노베이션'(One Innovation)으로서 능동적이고 결의에 찬 희망을 품고 미래 도약의 디딤돌을 탄탄히 준비하자"고 밝혔다.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주사인 SK㈜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06개의 연결 자회사를 정리했다. 흡수합병(SK E&S), 청산(SK네트웍스아메리카, 팬아시아반도체소재), 매각(SK렌터카) 등으로 회사의 경쟁력 제고에 힘썼다. 올해도 회사의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이 점 찍은 미래 먹거리는 AI다. 최태원 회장은 그룹 전체를 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AI 데이터센터 건축(SK에코플랜트)과 서버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SK하이닉스), 전력 공급(SK이노베이션), 통신망 구축(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서버 운영(SK C&C) 등 SK그룹 특유의 '따로 또 같이' 정신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역시 지난 2월 정기 회의에서 "리더들이 업의 핵심과 본질을 짚고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솔선수범 리더십과 SKMS 회복을 바탕으로 성과를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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