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시장 잡아라… 선점 경쟁 나선 가상자산 거래소
금융당국, 법인 계좌 단계적 허용… 점유율 구도 새판 열릴까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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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문호가 열리는 법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개인 투자자 중심이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고착화된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제휴를 맺고 있는 신한은행과 협력해 비영리 법인을 위한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비영리 법인 중 국내 게임사 넥슨이 운영하는 넥슨재단과 가상자산 서비스 연결 준비를 마쳤고 아름다운재단,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등 주요 기부단체들도 기부금 수령을 위한 연결을 마무리했다.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역시 케이뱅크와 함께 가상자산 법인계좌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등을 포함해 올 상반기 중 법인계좌 개설 기관이 100곳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2023년 11월부터 지방검찰청, 세무서, 지자체 등 국가기관 대상으로 실명법인계좌를 제공하고 있다. 범죄와 연루된 가상자산을 국가 가 회수할 수 있는 계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반 법인으로 실명계좌 발급이 늘어날 예정인 만큼 별도 조직을 신설할 계획도 있다. 국내 시장 선두인 거래소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가상자산 보관 및 관리(수탁)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가상자산 연계 사업도 검토 중이다.
빗썸은 고객 유치에 더욱 적극적이다. 제휴은행을 농협에서 국민은행으로 바꾼 이후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법인을 직접 찾아가는 컨설팅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다소 생소한 법인 계좌 준비를 도와주고 사업 신뢰성을 설명하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거래소들의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 덕분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올해 2월 가상자산 시장에서 법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금융위는 단계적 시행을 밝혔는데 우선 2분기(4~6월)부터 비영리 법인이 기부·후원 시 가상자산 실명계좌를 통해 단계적으로 매도 거래를 허가하기로 했다. 법집행기관, 비영리법인, 가상자산거래소가 허용되면 이후 전문투자자 법인(투자·재무 목적), 일반법인 등 순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거래소 간 경쟁 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개인 투자자 위주의 국내 시장에서 법인 고객들의 합류는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개인과 비교해 자금 규모가 월등히 큰 법인들과 거래하게 되면 점유율 확대에 크게 도움이될 수 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 구도는 부침은 있었지만 업비트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한 업비트의 뒤를 빗썸이 20%~30%의 점유율로 뒤쫓고 있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양사의 압도적 위상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신뢰도가 높은 선두 거래소를 중심으로 법인들이 몰릴 가능성도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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