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의 모습./사진=로이터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의 모습./사진=로이터


미국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테슬라·엔비디아) 대형 기술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에 힘입어 일제히 급등했다. 하루 동안 이들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무려 1조8600억달러(약 2700조원) 늘었다.


9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10%로 낮춰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일제히 폭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7.87% 급등한 4만608.4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9.52% 오른 5456.90으로 1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2.16% 폭등하며 1만7124.97로 마감, 역대 두 번째로 큰 일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폭등의 가장 큰 수혜는 기술주였다. 테슬라는 22.69% 급등해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책임자라는 점도 이날 강세 기대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시총은 하루 만에 1620억달러(234조원) 증가한 8750억달러(1269조원)로 집계됐다.


글로벌 AI(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18.72% 오른 114.33달러에 마감하며 100달러 선을 단숨에 돌파했고 시총은 4400억달러(638조원)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관세 논란으로 인한 주가 조정 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애플도 15.33% 급등한 198.85달러로 마감,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시총은 3조달러 회복을 목전에 두며 하루 새 3970억달러(약 576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로써 전날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줬던 시총 1위 자리도 다시 찾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0.13% 상승, 시총은 2670억달러(387조원) 증가했다. 아마존과 메타는 각각 11.98%, 14.76% 급등하며 시총은 각각 2170억달러(315조원) 1910억달러(277조원) 늘었다. 알파벳 역시 9.88% 오른 채 장을 마쳤고 시총은 1860억달러(270조원) 증가했다.

이날 하루 동안 M7 기술주의 시가총액 증가액만 1조8600억달러(2697조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전자 시총(2392억달러·347조원)의 약 8배에 달하는 규모다.


뉴욕증시의 강세는 단기 관세 유예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부담을 완화하고 기업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운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매수의 적기"라고 밝힌 데 이어 직접 관세 유예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단숨에 12% 넘게 치솟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8.73% 폭등하며 마감했다.

관세 완화 기대가 반도체 업종 전반에 확산하면서 브로드컴(18.66%) TSMC(12.29%) 퀄컴(15.19%) AMD(23.82%) 등도 줄줄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고금리·고관세 부담에 짓눌렸던 기술주에 대한 재평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M7 종목들의 실적 발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 회복이 얼마나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