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흐림' 삼성SDI,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반등 노린다
[컴앤스톡] 원통형·각형 배터리 등으로 시장 공략… 2분기 실적 회복 확실시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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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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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SDI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반등에 나선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원통형 배터리부터 평소 강점을 보여온 각형 배터리까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2분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SDI는 1분기 매출 2조8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은 3440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목된다. 전기차 OEM(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판매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OEM은 수요 둔화로 재고 과잉이 발생하면 재고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때 배터리 발주도 함께 축소된다. 실제로 주요 고객사인 BMW의 1분기 전기차 인도 대수는 지난해보다 2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우디는 33.7% 떨어졌다.
중국산 저가 배터리 공세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 1·2위 업체인 CATL과 BYD(비야디)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8.2%, 16.9%다. 반면 삼성SDI는 지난해보다 2.5% 떨어진 3.2%에 그쳤다. CATL과 BYD는 저가형 전기차에 최적화된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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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는 고객사 재고 수준 개선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전월보다 2.6% 감소했으나, 순수 전기차는 34% 증가했다. 이는 전체 등록 대수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유럽연합(EU)의 강화된 환경 규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점진적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SDI는 폭넓은 배터리 라인업을 바탕으로 반등에 속도를 낸다. 지난달에는 국내 배터리 업체 최초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NCA 양극재와 SCN 음극재를 통해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은 줄이고, 에너지 밀도는 높인 것이 특징이다. 주요 전기차 고객들과도 46파이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주력해 온 각형 배터리 제품도 적극 육성한다. 최근 열린 국내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선 '각형이 답이다'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투자 의지를 보였다. 올해는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성장성 높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공략한다. ESS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주목받는 분야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4000억 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은 미국 GM과의 합작법인 투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활용될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북미 ESS의 양호한 실적, 하반기 스텔란티스 공장 본격 가동 등의 영향으로 상저하고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도 실적 개선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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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