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난입한 코끼리들… 식당은 난장판, 매출은 폭등?[오늘의역사]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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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20일 오후 3시9분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코끼리 6마리가 집단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어린이대공원에서 매일 5차례 진행해오던 '코끼리 쇼' 직전 발생했다. 코끼리 한 마리가 비둘기 떼에 놀라 울타리를 뚫고 탈출했고 나머지 5마리도 연달아 탈출했다. 코끼리들은 공연장 후문을 통해 대공원 정문 주차장으로 떼를 지어 몰려갔고 대로변까지 나와 뿔뿔이 흩어졌다.
삼겹살 식당 난입해 집기 부수고 난동… 가정집 대문 열고 들어가기도
갑작스러운 코끼리 떼 등장에 인근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50대 여성은 코끼리 다리에 가슴과 어깨를 부딪쳐 넘어지면서 머리가 찢어지는 등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탈출한 코끼리 중 2마리는 탈출 직후 붙잡혔다. 그러나 나머지 4마리는 속수무책으로 도심을 누비기 시작했다. 경찰은 기동타격대와 순찰차 12대를 동원했고 소방차 10여대도 현장에 출동시켜 수색작업을 벌였다. 도심을 방황하던 코끼리들은 탈출 약 4시간 만에 하나둘 포획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끼리를 유인해 대공원으로 데려가던 중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세 마리가 인근 삼겹살집에 난입해 에어컨과 탁자를 모조리 부수는 등 소동을 벌였다. 나머지는 가정집 대문을 열고 침입해 정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조련사와 소방관 수십명의 사투 끝에 코끼리들은 당일 저녁 7시쯤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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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코끼리 목격한 배우들… "코끼리 때문에 지각했다고 말하니 더 혼나"
해당 사건은 후일담으로 더 유명해졌다. 코끼리 세 마리가 난입한 삼겹살집은 집기와 간판이 모조리 부서졌다. 하지만 코끼리 덕분에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식당은 공연사 측으로부터 받은 피해 보상금 1800만원에 돈을 보태 리모델링을 마치고 아예 상호를 '코끼리 들어온 집'으로 바꿨다. 메뉴에도 '코끼리 정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문을 듣고 몰려온 손님들은 "재밌다" "특이하다"며 즐거워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했다.배우 이상우는 2009년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해 탈출한 코끼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집 가는 길에 찻길로 코끼리가 지나가더라"며 "코끼리 때문에 촬영장에도 늦었다. 드라마 PD에게 '동네에 코끼리가 돌아다녀서 차가 막혀 늦었다'고 했더니 결국 더 욕을 먹었다"고 털어놔 폭소케 했다.
배우 곽도원도 2020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코끼리 때문에 연극 연습에 지각했으나 이유를 말했다가 더 혼났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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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