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전경. /사진=현대무벡스
현대무벡스 청라R&D센터 전경. /사진=현대무벡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는 그룹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현대무벡스가 있다. 이 회사가 물류 자동화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핵심 계열사로 도약했다는 관측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무벡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3%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3414억원을 기록하면서 27% 증가했다. 해외 수주 증가 등의 영향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해 신규 수주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4200억원이다.

현대무벡스의 선전은 현대엘리베이터 실적과 주가에도 유의미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3.2% 급증한 2257억원을 기록, 현대무벡스가 약 11%에 해당하는 실적을 견인했다. 주가도 현대무벡스 실적발표 이후 약 한 달 만에 23% 오르면서 상승세다.

토털 스마트 물류 솔루션 기업인 현대 무벡스는 물류 자동화 사업을 바탕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제조부터 화학·항공물류·식품·의류 등 전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기술력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이커머스·이차전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시장 진출을 통한 실적 확대에 나섰다. 특히 2차전지의 경우 지난해에만 ▲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공장 ▲글로벌 배터리 소재사 미국 양극재 공장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팩 공장의 스마트 물류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역시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영롱타이어 세르비아 공장, 장춘공장 수주 ▲베트남 하노이·호치민 냉동창고 자동화 ▲캄보디아 CART타이어 공장 자동화 수주 등을 통해 관련 시장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는 중국, 베트남 및 미국 법인의 확대와 더불어 헝가리 법인 신설, 인도네시아 사무소 개설 등을 지속해서 실행 중이다.

승강장 안전문(PSD) 사업도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PSD는 지하철 지하철·경전철의 선로와 승강장 사이 안전을 위한 도어다. 현대무벡스는 해당 도어를 설계부터 제작, 시공하는 기업으로 현재 국내 PSD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우수한 시공 능력과 자동화 기술, 전문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최근에는 GTX 노선 등 신규 지하철 노선 건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을 비롯한 기존 노선 연장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노후 역사의 리모델링, 유지보수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사업 영역도 확대 중이다. 또 2019년 호주 시드니 메트로 PSD 수주 이후 시드니 내 추가 역사 수주를 추진하는 등 해외 PSD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무벡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장녀인 정지이 아시아지역 총괄 전무도 주목받는다. 오너가인 정 전무가 재직 중인 만큼 그룹 내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정 전무는 현대그룹 중 유일하게 현대무벡스의 지분만 3.8% 보유하고 있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AGV 무인 이송 로봇 등을 활용해 자동화 설비 중심의 창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관련 설비 및 로봇 고도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