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과 혁신의 아이콘… '빈자들의 친구' 프란치스코 교황
최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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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들의 친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빈한 삶과 종교 혁신을 이끈 끝에 8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 남미 출신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가족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7세 때 산호세 플로레스 성당 고백실에서 신의 부름을 받고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2세였던 1958년 예수회에 입문하고 산미겔 산호세대학에서 철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칠레와 독일 등에서 유학 생활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장을 거쳐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올랐고 3년 뒤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은 '빈자들의 친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13세기 초 청빈한 삶과 가난한 자를 위한 헌신으로 존경받았던 이탈리아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급격히 기울었던 1990년대 대주교를 맡았던 프란치스코는 저택이 아닌 작은 아파트에 살았고 직접 요리하며 생활했다. 그는 기사가 운전하는 리무진 대신 버스와 지하철을 애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된 뒤에도 아르헨티나 신도에게 "나를 축하하기 위해 로마로 오지 말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기부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도 자국 신도들에게 같은 말을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연민을 보여 종종 공산주의자라는 비난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취임 11주년을 맞아 펴낸 회고록을 통해서 "가난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이것은 공산주의가 아닌 순수한 기독교 상태"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수적인 종교계와 달리 혁신과 개혁을 강조한 인물이다. 진보적인 인물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와 이혼, 사제의 결혼 등에 있어선 열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사형제도, 낙태, 안락사 등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임 선정 '2013년 올해의 인물', 포천 선정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도 뽑혔다. 타임에서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는 여러 차례 선정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의전 차량 대신 소형차 '쏘울'을 타고 다녀 큰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등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젊은 시절부터 호흡기가 약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세 무렵 심한 폐렴으로 오른쪽 폐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에도 기관지염을 앓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38일 동안 입원했었다. 입원 당시에도 여러 번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으로 수혈도 받았다.
퇴원 후 회복 중이었던 교황은 전날 부활절 야외 미사에 깜짝 등장해 신도들을 축복했다. 교황은 대독 메시지에서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의 휴전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부활절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 묵상문에서 "망가진 세상에 진심 어린 눈물이 필요하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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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