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신탁사 수천억대 영업손실… 성장세 꺾였다
교보자산신탁 '3120억' 적자… 신용등급 휘청
장동규 기자
1,139
공유하기
![]() |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부동산신탁사들의 실적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신탁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KB부동산신탁, 신한자산신탁 등 대형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들은 연간 영업손실이 수천억대에 달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과 신한자산신탁은 지난해 매출 1396억원, 100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각각 -1068억원, -2504억원에 달했다.
신탁업계는 저금리가 지속되던 2020년 전후 책임준공 토지신탁과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진출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보수 수익이 줄고 2021년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실적 약화에 직면했다.
책임준공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시행사를 대신해 시공사(건설사)가 기한 내 준공을 보증하는 제도다. 준공 기한을 어기면 시공사가 사업장 채무를 떠안는 과도한 부담을 지게 돼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 |
책임준공 미준수 사업장 등 리스크 상승
이 같은 우려에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8일 교보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기업신용평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교보자산신탁(A-) 한국투자부동산신탁(BBB+) 신용등급은 현행을 유지했지만 추가 하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한신평은 교보자산신탁의 등급 전망 변경 사유에 대해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형 개발신탁 우발 위험 현실화로 대손비용·재무부담 확대 ▲책준 기한을 준수하지 못한 사업장의 잠재 부담 존재 ▲업황으로 인한 사업 기반 위축 등을 지적했다. 교보자산신탁의 영업적자는 2023년 375억원에서 지난해 3120억원으로 8배 이상 확대됐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자기자본 대비 큰 신탁계정대 투입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단기간 내 과거 수준의 부채비율 회복 어려움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과 비우호적 업황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여윤기 한신평 금융1실 수석연구원은 "교보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향후 재무안정성 관리 수준, 책임준공 기한 미준수 사업장 정리 경과, 사업 기반과 이익 안정성 등에 주목해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펑가는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로 낮췄다. 건설업계도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건설사와 신탁사 둘 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PF 제도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관련 조치는 지연되고 있다. 부도 건설사 증가와 함께 신탁사들의 책임 부담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장동규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장동규 기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