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증권업계의 진흙탕 싸움
지나친 경쟁, 투자자에게 '득' 아닌 '독' 될 수 있어 자정 노력 필요
박찬규 기자
공유하기
증권업계와 운용업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수수료 인하 경쟁은 물론 ETF(상장지수펀드)나 TDF(타겟데이트펀드) 등 유사 상품 출시를 위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공장을 운영하며 손에 잡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닌 무형 자산을 활용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판매할 상품 차별화가 쉽지 않은 탓이다.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은 업계에선 오랜 관행처럼 여겨진다. 이른바 '짝퉁'을 내놓는 게 아닌, 유력 상품을 빠르게 따라 내놓는 '미투'(me too) 전략이라는 점에서 법적 책임은 없다. 다만 '상도의' 측면에선 서로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상대를 모방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에 알고도 모른척하는 분위기다.
투자자 입장에선 업체들의 적당한 경쟁은 '편리함'과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진다. 새로운 형태의 투자 상품이 셀 수도 없을 만큼 생겨났고 투자 방법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간편해졌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 이 같은 편리함과 다양성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때 조금이라도 투자자를 더 끌어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시장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비슷한 상품을 쏟아내면 투자자는 마치 해당 상품들이 무조건 성공을 거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설명서를 살피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상품이 팔리기 시작하고, 가격마저 올라가는 상황 속에선 조급함에 덜컥 구매하는 투자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이 흐른 다음 뚜껑을 열어보면 여러 대내외적 리스크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보다는 '행운'에 가까운 경우다. 마치 '진리'인 것처럼 떠든 것과 달리 모조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들도 적지 않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가격 산정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하며 일부 국내 운용사에 ETF 설정과 환매 내역, ETF 괴리율 공시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당장의 실적을 위한 불완전판매, 과장된 리서치 보고서, 리스크 은폐는 투자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은 다양한 사례에서 살필 수 있다.
지나친 경쟁이 '상도의'와 '윤리'를 무너뜨릴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 이익을 좇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과 무리수는 결국 업계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업계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증시 선진화와 밸류업을 외치는 지금, 증권사·운용사들은 '진흙탕 싸움' 대신 투자자 보호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시장의 왜곡을 막아야 할 때다.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은 업계에선 오랜 관행처럼 여겨진다. 이른바 '짝퉁'을 내놓는 게 아닌, 유력 상품을 빠르게 따라 내놓는 '미투'(me too) 전략이라는 점에서 법적 책임은 없다. 다만 '상도의' 측면에선 서로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단지 그뿐이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상대를 모방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에 알고도 모른척하는 분위기다.
투자자 입장에선 업체들의 적당한 경쟁은 '편리함'과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진다. 새로운 형태의 투자 상품이 셀 수도 없을 만큼 생겨났고 투자 방법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간편해졌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면 이 같은 편리함과 다양성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때 조금이라도 투자자를 더 끌어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시장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비슷한 상품을 쏟아내면 투자자는 마치 해당 상품들이 무조건 성공을 거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설명서를 살피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상품이 팔리기 시작하고, 가격마저 올라가는 상황 속에선 조급함에 덜컥 구매하는 투자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이 흐른 다음 뚜껑을 열어보면 여러 대내외적 리스크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합리적 판단에 따른 결과보다는 '행운'에 가까운 경우다. 마치 '진리'인 것처럼 떠든 것과 달리 모조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들도 적지 않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도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가격 산정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하며 일부 국내 운용사에 ETF 설정과 환매 내역, ETF 괴리율 공시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당장의 실적을 위한 불완전판매, 과장된 리서치 보고서, 리스크 은폐는 투자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은 다양한 사례에서 살필 수 있다.
지나친 경쟁이 '상도의'와 '윤리'를 무너뜨릴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 이익을 좇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과 무리수는 결국 업계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돌아올 수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도 필요하지만 이에 앞서 업계의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증시 선진화와 밸류업을 외치는 지금, 증권사·운용사들은 '진흙탕 싸움' 대신 투자자 보호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시장의 왜곡을 막아야 할 때다.
![]() |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