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허세홍·서홍·준홍의 '보헌개발'… 그들을 돕는 삼양인터내셔날
오너가 보유 지분 100%, 관계사 매출 비중 절반 넘어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 지정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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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계열사 '보헌개발'이 사실상 오너가 현금 창고로 활용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연 매출 10억원대의 소규모 기업이지만 GS 오너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데다가 매출도 절반 이상이 관계사 삼양인터내셔널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보헌개발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정한 사익편취 규제 대상 기업 로도 지정돼 있다.
보헌개발, 계열사 의존 소기업? 실상은 '오너가 자금 통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헌개발은 GS그룹 관계사 삼양인터내셔날과 오는 31일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전망이다. 매년 이맘때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은 만큼 올해도 재계약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보헌개발의 주요 수입원 출처는 삼양인터내셔날이다. 최근 10년간 보헌개발 매출의 절반 가량을 삼양인터내셔날의 임대료 및 관리비가 차지해왔다. 2014년 47.3%(7억2900만원)였던 삼양인터내셔날의 매출 비중은 매년 소폭 늘었고 2023년에는 58.3%(10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턴 계열사 중 유일한 매출원으로서 보헌개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보헌개발이 연매출 17억원대, 직원수 2명의 소규모 부동산 업체인 만큼 삼양인터내셔날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현재 보헌개발은 삼양인터내셔날 이외의 매출원은 공시하지 않는다. 보헌개발 지분은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이 각각 33.33%씩 소유하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날은 보헌개발 이외에도 GS그룹의 다양한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약 20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GS칼텍스 해외법인과 약 5950억원의 상품 거래를 진행하는 등 GS그룹 계열사들과 수천억원 규모의 거래를 하고 있다. GS칼텍스와의 거래는 중개거래로 분류돼 전체 거래액이 아닌 차액만 매출로 반영된다.
삼양인터내셔날에 대한 오너가 4세 3인방의 지분율은 81.86%에 달한다. 이들은 보헌개발과 삼양인터내셔날 주주 명단에도 포함됐으며, 김광수 보헌개발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은 삼양인터내셔날 부사장을 겸임한다. 보헌개발이 단순한 임대사업체가 아닌 'GS가(家)'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이유다.
수의계약하고 결제는 현금으로
보헌개발과 삼양인터내셔날은 그동안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연장해 왔다. 수의계약은 가격 적정성과 거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보헌개발처럼 오너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계열사와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사익편취 의혹이 불거질 우려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경쟁 절차가 생략된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핵심 대상으로 본다. 정상가격 여부를 입증할 기준이 부재한 만큼 오너가를 위한 거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거래 대금을 모두 현금으로 결제해 온 사실도 주목된다. 두 기업은 지급 조건이 공시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거래 대금을 현금으로 처리해왔다. 금액이 작아서 일 수도 있다.
부채 비율이 급증한 시기도 눈 여겨봐야 한다. 보헌개발은 지금껏 10%대의 부채비율을 꾸준히 유지하다가 2023년 전년 대비 약 20%포인트 이상 증가한 37.61%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삼양인터내셔날발 수익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임대 사업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부채비율의 급격한 상승은 이례적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부채 세부 항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보헌개발은 1998년 에스엠에프앤비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2003년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으나 이듬해 3월 해산을 취소하고 운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식음료 사업을 목적으로 세워진 보헌개발은 2004년 3월 부동산 업무를 추가, 2005년 9월에는 식음료 관련 업무를 삭제하면서 지금의 부동산 회사로 자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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