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의 원인과 예방법이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 몸속 '조용한 수호자' 콩팥은 평소엔 존재감이 크지 않지만 기능이 무너지면 생명을 위협하는 침묵의 장기다. 만성 콩팥병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만큼 조기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3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콩팥은 등 뒤쪽에 좌우 한쌍으로 위치하며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수분·전해질·혈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만성 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저하되거나 단백뇨 같은 손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체내에 독소가 쌓여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만성 콩팥병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고혈압은 콩팥의 모세혈관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손상을 일으킨다. 당뇨병은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노폐물을 축적한다. 이에 따라 콩팥 내 혈액 여과 조직인 사구체가 손상되며 콩팥 기능이 점차 저하된다. 고혈압과 당뇨병을 꾸준히 치료해 만성 콩팥병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적정 체중 유지도 권장된다. 비만 환자가 체중을 조절하면 단백뇨를 줄이고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 자체도 줄일 수 있다. 소금을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콩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 한국인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하루 10g으로 WHO 권장량(5g 이하)의 2배에 달한다. 국물 음식과 조미료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활동을 하면 콩팥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사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금연과 절주는 필수이며 물 섭취는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콩팥 기능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의 적정 섭취량은 하루 약 1.5리터 정도다.


정기적인 검진 또한 중요하다. 간단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만으로도 단백뇨, 혈뇨, 크레아티닌 수치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요로 질환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단백질과 칼륨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하루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몸무게 1kg당 0.8g이므로 70kg인 사람은 하루에 단백질을 56g 이하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식으로 알려진 현미, 견과류, 과일, 채소도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칼륨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고칼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뇨제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 보조제의 무분별한 복용은 콩팥에 치명적일 수 있다. 새로운 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