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이렇게 멋진 60대 킬러 이혜영이라니 [시네마 프리뷰]
30일 개봉 영화 '파과' 리뷰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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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스틸컷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파과', 흠집난 과일을 뜻하는 단어다. 킬러 투우는 한때 전설적인 킬러였지만 60대에 접어든 여성 킬러 조각을 그저 파과에 비유한다. 짓이겨지는 파과를 바라보던 조각은 복잡한 표정이다. 하지만 파과는 "보기에는 그래도 맛은 똑같다"고 한다. 영화는 이 메시지를 조각처럼, 묵묵히 보여준다.
지난 24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파과'는 노년의 여성 킬러 이야기를 액션 드라마 장르로 풀어낸 영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렸다.
영화는 조각이 어린 시절 류(김무열 분)를 만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우연한 계기로 킬러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조각은 40여년간 감정 없이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방역해 오며 어느새 60대가 됐다. 남다른 소신으로 살아온 조각은 오래 몸담은 회사 신성방역에서 '대모님'이라 불리며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젊고 혈기 왕성한 킬러 투우는 거침없이 일을 처리하는 모습으로 이름을 알리며 신성방역의 새로운 일원이 된다. 평생 조각을 쫓아온 만큼, 투우는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스승이 된 류와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약속했던 조각은 예기치 않게 상처를 입는다. 그때 늙은 개를 치료해 주며 알게 된 수의사 강선생(연우진 분)이 자신을 몰래 치료해 준 것을 알고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원래대로라면 자신의 정체를 안 강선생을 '처리'해야 하지만,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투우는 그런 낯선 조각의 모습에 분노하며 조각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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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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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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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스틸컷 |
'파과'는 60대 여성 킬러, 감정적인 동요를 일으키게 하는 남성인 강선생 등 성별 반전을 통해 신선함을 준다. 여기에 나이 듦과 사람의 쓸모에 관한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6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맞붙는 액션으로 풀어내니 그리 짧지 않은 러닝타임임에도 몰입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신선함과 달리 영화의 진부한 전개와 다소 유치한 대사가 아쉬움을 안긴다. 신성방역에서의 스타일리시함과 외부의 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 못한 점도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특히나 원작과 다르게 각색을 많이 진행해 각 인물의 디테일한 서사가 사라져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단연 돋보이는 점은 이혜영의 존재 그 자체다. '파과'를 통해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이혜영은 올해 실제 63세임에도 총기, 칼, 맨몸 액션까지 거침없이 소화해 내며 장르적 쾌감을 준다. 피칠갑을 하고 땅에 파묻히는 등 혼신을 다한 연기가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에 전설이었지만 나이로 인해 퇴물 소리를 듣는 복잡한 감정을 독보적인 아우라로 표현해낸다. 지독한 인연으로 이어진 투우와의 감정신도 눈길을 끈다. 제 옷을 입은 이혜영은 스크린에서 날아다닌다.
이혜영에 팽팽하게 맞서는 김성철도 지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날 선 액션은 물론, 조각을 향한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완성했다. 특별출연한 김무열, 신시아는 짧지만 강렬한 액션과 미묘한 감정신을 선사해 눈길을 끈다. 오는 30일 개봉. 러닝타임 1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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