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앤스톡] 새 주인 찾은 한온시스템… 체질 개선은 '아직'
전기차 캐즘, 재무구조 악화로 수익 개선 '난항'… 체질 개선 장기화 전망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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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을 맞은 한온시스템의 체질 개선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업황 부진과 수년간 누적된 차입금, 급증한 이자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수익 개선과 재무 건전성 회복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617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8.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5%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26억원 적자다.
한온시스템은 관세 영향, 연구개발비 자산화 범위 축소 및 감가상각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새로운 경영진 체제 아래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장기간 누적된 재무 부담 탓에 수익성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내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2021년에는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 2021년 당기순이익도 310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95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65.5% 급감했다. 당기순손실도 3586억원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차 캐즘과 차입금 조달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전기차 판매 감소 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자체 부품 생산·판매보다 OEM(주문자생산방식) 납품 위주로 완성차 업체의 수요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해외 법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드러난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의 50여개 해외 법인 중 절반인 25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네덜란드(Hanon Netherlands) 901억 ▲프랑스(Hanon Charleville) 318억 ▲미국(Hanon USA) 277억 ▲멕시코(Hanon EFP Mexico) 216억 순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장기간 이어진 재무구조 악화도 체질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부채비율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200%대, 차입금 의존도는 5년 연속 4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3조2113억원에 달하고 이자 비용은 2647억원으로 영업이익의 2.8배를 웃돌았다.
한온시스템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주도 하에 고강도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글로벌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핵심 조직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아시아·태평양, 중국, 미국, 유럽 4개 지역에 실행 중심 지역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하고 각 그룹에 기존 글로벌 헤드쿼터(HQ)에서 보유하던 영업 및 제품기획, 생산, 품질관리, 구매, 재무 등 비즈니스 관련 주요 기능을 분할 이관했다.
해외 공장 통폐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온시스템의 글로벌 생산시설 중에는 가동률이 30% 미만인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충칭·후베이 법인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이 간단치 않은 만큼 체질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공장 통폐합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글로벌 전 거점에서 인력 구조 조정은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효율화를 위해 기존 인력 감축과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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