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에 짓밟힌 5·18 피해자들… 손배소 항소심서도 승소
임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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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에 짓밟힌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한 정신적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승소를 거뒀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고법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 등 23명의 손해배상소송 1심 승소 판결에 대한 정부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원고들은 1980년 5월 계엄군으로부터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구금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의 직업은 학생과 교사, 운동선수, 기자, 신부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당시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한 뒤 제지하거나 이를 알리려다가 고문과 구타를 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원고 A씨는 1980년 5월19일 계엄군이 시민에게 구타를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이에 항의를 하다 개머리판과 진압봉 등으로 가격 당해 얼굴 뼈가 함몰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원고 B씨는 당시 MBC 기자로 광주에 파견돼 광주의 실상을 취재·보도하다가 계엄 포고 위반죄로 합수부에 검거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고 97일동안 구금 생활을 했다.
부산일보 기자로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었던 C씨 또한 전국 언론사와 기자들을 규합해 계엄철폐와 취재 및 제작 거부 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합수부에 검거돼 23일동안 고문을 당했다.
서울대생이었던 D씨는 1980년 5월23일 광주 상황을 알리기 위해 '전두환의 광주살육 작전'이라는 유인물을 서울에서 배포를 하다가 체포돼 44일동안 구금과 구타를 당했다.
당시 군종신부로 근무한 원고 E씨 역시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을 알렸다는 이유로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돼 40일동안 구금 생활을 했고 이후 강제 전역 당했다.
피고 측은 "위법행위로 인해 피고가 원고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이미 지급된 보상금 중 위로금은 정신적 손해배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에 의해 헌정질서 파괴 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원고들이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가혹행위를 당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명백하다"며 "피고는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식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2심 법원도 "피고의 항소 이유는 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원고 14명이 승소했던 5·18민주화운동 정신적 손배소송에 대한 정부의 항소도 기각했다.
해당 소송에서는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대표해 도청 경비 책임자로 시위에 참여해 5월27일 계엄군에 붙잡혀 구타당하고 구금된 F씨와 당시 조선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고 보안대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한 G씨 등이 원고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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