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단식 8강에 오른 안재현(ITTF) 제공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탁구대표팀 단식 마지막 '생존자' 안재현(한국거래소)이 "강자와 상대할 수록 나도 더 강해진다"며 메달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안재현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탁구선수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펠릭스 르브렁(프랑스)을 게임 스코어 4-3(10-12 11-9 14-12 7-11 12-14 11-6 11-9)으로 따돌리고 8강에 진출했다.

전날 린옌춘(대만)과의 32강전에서도 1시간을 넘기는 경기 끝 4-3(11-7 7-11 11-5 5-11 7-11 11-7 16-14) 진땀 승리를 거뒀던 안재현은 이날도 피 말리는 풀게임 승부 끝에 승자가 됐다.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안재현은 이후 2021년과 2023년엔 1회전 탈락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에선 다시 승승장구하며 6년 전 기적의 재현을 꿈꾸고 있다.

안재현은 "평소 강강약약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약한 선수와 하면 나도 못하고, 잘하는 선수와 하면 나도 잘해진다"면서 "(단점일 수도 있는 요소지만) 점점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기에 내게 유리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재현이 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32강 대만 린옌췬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5.22/뉴스1


르브렁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세계적 선수였지만 안재현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상대가 메달을 땄는지 여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와 붙어서 이겨 동메달을 땄더라면 모를까,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랭킹도 높고 잘하는 선수기에 내가 더 마음이 편하고, 상대가 쫓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재현은 이번 대회 단식에 도전한 10명의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아 있다. 한국 단식 메달의 마지막 희망이다.

그는 이 점에 대해서도 "동료들이 떨어진 것과 상관없이 내 경기에만 신경쓰고 있다. 다만 동료들과 코치진이 관중석에 남아서 응원해주는 모습에 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고비들을 거푸 넘기고 올라온 안재현은 이제 6년 전처럼 메달도 꿈꿔볼 만한 위치다. 8강 상대는 또 다른 강자 휴고 칼데라노(브라질)다.

안재현은 "6년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하다가 동메달을 땄다. 이후 두 번의 대회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다 1회전 탈락했다. 8강전도 보여준다기보다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도전해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