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에 다급해진 일본 정부… "시세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것"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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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쌀값 폭등으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이 다음달 초부터 소비자들이 쌀 5㎏을 2000엔(약 1만91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3일 다수의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비축미 방출 계획과 관련해 "이르면 6월초 5㎏당 2000엔대 비축미가 마트 등 소매업체에 유통되는 모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수의계약 절차는 다음 주 초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장관은 "현재 쌀 가격은 너무 높아 일본 경제 전체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속도감을 가지고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지역부터 빠르게 2000엔대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내 쌀의 평균 판매가격은 5㎏ 기준 4268엔(약 4만1000원)에 달한다. 고이즈미 장관이 제시한 가격은 현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그가 내세운 2000엔대는 이틀 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언급한 3000엔대보다 1000엔(약 9600원) 낮은 수준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1일 당수토론에서 쌀값을 5㎏당 3000엔대로 낮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날 일본 IT 대기업이자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라쿠텐그룹의 미키타니 히로시 사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고이즈미 장관은 "쌀 긴급사태 속에서 비축미를 어떻게 유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기존 형태 외에도 인터넷 판매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활용해야 보다 많은 국민에게 싸고 맛있는 쌀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키타니 사장은 "비축미의 온라인 판매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수의계약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향도 고이즈미 장관에게 전달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예정됐던 비축미 경쟁 입찰을 중단하고 수의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는 정부로부터 비축미를 낙찰 받은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를 통해 소매점에 실제 공급되는 쌀의 양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찰이 진행된 비축미 약 21만2132톤 중 4월27일 기준으로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슈퍼마켓 등 소매업체에 실제 공급된 물량은 약 1만4998톤으로 전체의 7%에 불과했다.
쌀값 고공행진은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의 전임자인 에토 다쿠 전 장관이 쌀 관련 발언 논란으로 경질되면서 일본 정부는 여론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쌀값 안정에 서둘러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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