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모 중학교 창고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교사와 관련해 제자들의 애도를 표했다. 사진은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 마련된 제주 모 중학교 교사 합동 분향소에 다녀간 제자들의 메모. /사진=뉴스1


제주 한 중학교 창고 인근에서 숨진 40대 교사 A씨 유족들이 비통함을 드러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다 20여년 몸담았던 학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친 40대 교사 A씨는 누구보다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아들이었다. 학생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던 성실한 교사였다.


A씨는 지난 어버이날 장인·장모님께 휴대전화 한 화면에 다 담기지도 않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감사와 존경, 앞으로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는 진심이 빼곡히 담긴 문자는 생애 마지막 연락이 됐다. 장모 B씨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착한 사람의 표본이었다"며 "이렇게 어버이날에 긴 문자를 보내는 사위는 없을 것"이라고 휴대전화를 쓰다듬었다.

결혼 15년 차인 A씨는 식사를 마친 후에는 꼭 아내에게 ""○○씨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하던 살가운 남편이었다. 그가 교무실에 남긴 유서에는 '함께라서 너무 행복했다.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꼭 결혼하겠다"는 가슴 아픈 마지막 고백이 담겼다. 자녀들은 아버지를 '너무 착한 아빠'라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기쁜 일이 생길 때면 꽃을 선물할 줄 아는 낭만 교사였다.


A씨는 퇴근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후 매일 남은 업무를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그가 생을 마감하던 날도 잔업을 위해 학교로 돌아간 줄 알았지만 그 길은 A씨의 마지막이 됐다.

B씨는 "그렇게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일해도 수당 내역 한 번 안 올리던 사람이고 진급 욕심도 없이 그저 아이들만 알던 사람이었다"며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 커피믹스로만 때우며 살았는지 제자들이 장례식장에 커피믹스를 사 와 올렸다"고 황망함을 드러냈다. 유족들은 교사로서 A씨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학생만 알았던 진심을 잊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끝으로 B씨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신고하고 의무적인 것만 했어도 됐는데 엇나가는 아이들도 큰 사람을 만들기 위해 사랑만 베풀다 갔다"며 "순직 인정과 마땅한 처벌을 위해 사회가 많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