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그룹의 신조인 비욘드코리아'(국내를 넘어 세계로)를 실현할 '구원투수'로서 등판한 한상우 대표의 성적표가 좋지 않다. '중국통'으로서 여러 기업에서 해외 사업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의 부활을 꿈꿨지만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경영 효율화를 통해 게임 IP 확장 전략에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주가 하락이 근심거리다. 취임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게 한 대표의 아킬레스건이라는 분석이다.


한상우 대표는 지난해 3월28일 제1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 대표는 회사 전략을 총괄하던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으로 내정자 시절부터 전임 조계현 대표 체제 하에서 부진했던 카카오게임즈를 반등시킬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시장과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2021년 11월 10만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는 지속 하락해 2022년 9월7일 4만81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5만원대가 깨졌고 2024년 7월4일 종가 1만9030원을 기록, 2만원대까지 무너졌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4월9일 1만3030원까지 내려가 1만3000원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지난 23일엔 1만4330원, 26일엔 1만513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때 대형 게임사 기대주로 떠올랐던 카카오게임즈가 모바일게임 경쟁 심화와 콘텐츠 약세에 밀려 존재감을 잃고 있다.

실적 침체에 한상우 리더십 위기

카카오게임즈 주가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올해 1분기 연결 실적도 실망스러웠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1% 감소한 1229억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주력 사업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비롯한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년보다 41% 준 971억원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역시 영업적자 62억원을 기록해 한 대표 취임 1년 동안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시장에서는 한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많다. 해외 진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데 힘을 쏟았지만 신작 출시가 밀리며 텐센트코리아 대표와 네오위즈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많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는 가시적인 변화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한 대표는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라이온하트 MMORPG '프로젝트 Q'를 제외한 전 게임이 글로벌로 향하는데 모바일, PC, 콘솔로 출시해 플랫폼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장르 역시 MMORPG, 서브컬처, 루트 슈터, 액션 RPG 등 전방위적 공략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당장 3분기 출시가 예정된 신작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가디스 오더'가 중요하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프로젝트Q',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워: 크로니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 시장의 침체와 경쟁작 포화 속에서 흥행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중론이다. 하나의 영역에 집중하지 않고 다각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만큼 리스크는 분산되지만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