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가 교보생명의 흡수합병설을 공식 부인했다. 사진은 올해 4월 열린 FWD Forum 55에서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김영석 대표 모습./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가 올해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흡수합병설을 일축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영석 대표는 서울 용산구 교보라이프플래닛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교보생명과 흡수합병 계획은 확정된 게 없으며 앞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달라"고 전했다. CEO(최고경영자가)가 공식석상에서 흡수합병설을 부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증자를 진행할 경우엔 다양한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에도 증자를 앞두고 동일한 과정을 진행 중이며 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맡은 업무에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한화손해보험이 디지털 보험 자회사 캐롯손보 흡수합병을 결정한 이후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도 교보라이프플래닛을 합칠 것이란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보험업계에선 디지털 보험사 특성상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중장기적으로도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교보생명 자회사로 생명보험을 전업으로 하는 디지털 보험사다. 2013년 출범 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로, 총 계약 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

보험업법상 대면 영업이 제한되는 만큼 디지털 보험사는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디지털 보험사에겐 악재다.

당국은 보험사 '자본의 질'을 관리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 말 기존 킥스비율 외에도 '기존자본 킥스비율'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으로 조달하는 자본을 제한하고 보험사가 보유한 납입자본, 이익잉여금 등 기본 자본만 놓고 리스크 감당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특히 최근 모회사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외부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금융당국에도 연이은 적자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하면서 교보생명의 교보라이프플래닛 흡수합병설에 더 힘이 실리기도 했다.

현재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에 대해 추가 유상증자, 사업모델 변경, 교보생명으로의 흡수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지원을 위해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337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김 대표가) 타운홀 미팅을 통해서 당분간 현업에 집중하자고 당부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