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ERA 1위' LG 송승기 "한순간이지만 영광스럽다"
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 평균자책점 2.30 낮춰
다음 등판은 전체 1위 폰세와 선발 맞대결 예정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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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 번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KBO리그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송승기(23·LG 트윈스)가 환하게 웃었다.
긴 시즌 중에 스쳐 지나갈 '한순간'이지만 마음껏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까지 통틀어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도 내심 넘볼 만한 대단한 페이스다.
송승기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6일과 7일 경기에서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LG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뻔했지만, 송승기의 활약을 앞세워 한숨을 돌렸다.
이 승리로 LG는 KIA 타이거즈에 패한 2위 한화 이글스를 1.5경기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송승기는 지난달 25일 SSG 랜더스전부터 3경기 연속, 그리고 19⅔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를 펼쳤다. 범위를 넓혀 5월 14일 키움전부터 5경기 연속 승리도 놓치지 않았다.
LG가 지난주 3승(3패)을 거뒀는데, 그중 2승을 송승기가 책임졌다. 경쟁팀의 거센 추격을 받아 선두 자리를 위협받던 LG로선 매우 귀한 승리였다.

송승기는 "팀이 연패였는데, 경기 전 형들이 '승기야, 네가 해줘야 한다'고 응원했다"며 "나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내가 해야 할 일만 하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고, 팀도 승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 선발 로테이션을 돌 때는 정신이 없어서 이런저런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데 몇 경기에 나가 공을 던져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내가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상황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더라"며 "묵묵하게 나만 잘하면 팀이 이긴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덧붙였다.
2021년 신인 2차 9라운드 전체 87순위로 지명된 송승기는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서 8경기에 나가 9⅓이닝만 던진 게 전부였다. 그러나 상무를 거쳐 체계적 훈련을 받으며 구속이 빨라졌고, 올 시즌 '5선발'을 당당히 꿰찼다.
지금은 1선발 같은 5선발이다. 송승기는 12경기에서 70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다.
특히 평균자책점 2.30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낮다. 리그 전체로 따져도 한화의 코디 폰세(2.20),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2.28)에 이어 3위다.
내친김에 리그 1위까지 넘볼 만도 하다. 폰세와 앤더슨은 최근 등판에서 각각 5이닝 5실점, 5⅔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LG 소속 투수가 단일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것은 전신인 MBC 청룡 시절의 하기룡이 1983년 2.34로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 유일하다.
송승기는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라는 말에 깜짝 놀라면서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이 자리를 끝까지 유지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한 번은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송승기의 다음 등판 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위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우천 취소 등 변수 없다면 그는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폰세와 선발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LG와 한화 입장에서도 중요한 경기다.
송승기는 "내가 제 역할을 하면서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평소처럼 내 할 일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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