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동생의 부인과 함께 도주한 중국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살인을 저지른 후 동생의 부인과 함께 도망쳤다가 32년 만에 체포된 중국 남성의 모습. /사진=SCMP 캡처


중국에서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동생의 부인과 함께 도망친 남성이 32년 만에 체포됐다.

9일(현지 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1992년 7월22일 리씨는 중국 남서부 쓰촨성 웨이위안현 한 마을에서 어머니와 17세 애인을 찔러 살해했다. 당시 리씨의 나이는 29세였다.


리씨는 사건 이후 동생의 부인과 도망쳤다가 32년이 지난 지난해 9월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해 이 사건을 재검토하던 중 리씨의 동생 부인이 리씨가 도주한 지 두 달 만에 실종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리씨의 동생은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가 가출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을에는 리씨와 리씨의 동생 부인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돌았다. 경찰은 이에 주목했다.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리씨의 동생 부인이 2013년에 가족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아들과 딸이 있다고 밝혔지만, 어디에 사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리씨의 동생 부인이 한때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냈다. 경찰이 번호를 추적한 결과, 그녀가 중국 남부 광둥성 장먼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도로 CCTV에서 리씨와 리씨의 동생 부인이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약 30년동안 같이 살면서 1남 1녀를 두고 있었다.

한 경찰이 리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몰래 수거해 DNA 분석을 한 결과, 신원이 확인됐다. 리씨는 당시 여자친구가 어머니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관계를 끝내겠다고 협박하자 그녀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또 여자친구를 칼로 찌르는 과정에서 실수로 어머니를 찔러 죽였다고 진술했다.


리씨는 "도망치는 동안 너무 지쳐 있었다. 몇 년이 흘렀는지 기억도 안 나고, 본명과 주민등록번호까지 잊어버렸다"면서 "지난 몇 년간 삶이 너무 힘들었는데 드디어 당신이 와줬다. 이 삶을 뒤로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리씨는 살인을 저지른 이후 약 두 달 동안 근처 산에 숨어 지냈는데, 그 기간 동생 부인이 음식과 옷을 가져다줬다고 털어놨다. 리씨가 그녀에게 같이 도망가자고 제안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씨는 고의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며 아직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